기나긴 이별 동서 미스터리 북스 7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이경식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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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리얼리즘 문학의 반석에 올렸다고 칭송받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드디어 읽었다.

그동안 몇 권인가 읽을려고 시도를 했지만 오래전에 출간된 탓인지 번역이 매끄럽지않아 읽기가 녹록치않았을 뿐만 아니라 흔히 사용하지않는 단어를 사용하는등 이야기 자체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이 많아서 중도 포기한 책이 몇권되다보니

내 뇌리에서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에 대한 관심은 멀어지고 잊혀질뻔 했던 차에..

이번에 출간된 크레마 미스터리에디션에 포함되어있어서 다시한번 심기일전하여 도전해보았다.

주인공인 필립말로우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남성상을 보여주는것 같다.

도시에 살면서 돈에 연연하지않고 혼자 사는 외로운 남성이자 여자들에게 어필하는 매력의 소유자이며 남자들에게는 의리를 지키고 자신의 한 몸쯤은 언제든지 지켜낼수 있는 마초맨이자 로맨티스트이며 약간은 시니컬한 남자...

이렇게 캐릭터가 매력적이서인지 그의 작품은 상당히 여러편 영화화되고 당대의 매력적인 남자배우들이 번갈아 가며 필립말로우의 역을 했을 정도로 배우라면 누구라도 탐낼만한 매력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깊은 밤 필립말로우에게 오래전에 만났던 친구 테리 레녹스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자신의 부자이자 방탕한 아내가 죽었다는 소리와 함께 자신이 멕시코로 갈수 있게 도와달라는 소리에 두말않고 그를 도와주지만 돌아오자마자 경찰들에게 끌려가 심문을 받는 곤경에 처한다.그런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테리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는 글을 쓰고 멕시코에서 권총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듣지만 그의 심성을 아는 말로우로선 범행의 잔혹성과 그의 성격이 어딘지 맞지않는다는 생각에 홀로 수사를 하지만 그런 그에게 조사를 그만두라는 사람들의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또다른 사건의뢰가 들어오지만 그 의뢰인의 남편이자 유명작가인 레녹스 역시 그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으면서 그에게 의혹의 시선을 던지는데..

미스터리적인 요소보다 시간의 추이에 따라 변해가는 사건의 양상을 따라가는 형식이기에 스릴러에 가깝다고 볼수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사건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늘 한 발을 뺀듯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필립말로우는 요즘 새롭게 유행하는 전형적인 탐정이나 형사캐릭터라고 할수있겠다.

악당이 총을 빼들고 위협을 해도 그다지 겁을 내거나 쫄지않고 자신이 할말은 느긋하게 다하고 보는 성격인데다 모든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비판적이고 냉소적인데..특히 그가 바라본 부자들의 행태와 생활상은 너무나 많은 부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고 권태로워 일탈을 꿈꾸는 그저 그렇고 그런 한심한 족속들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여자들의 캐릭터 모두가 전형적인 악녀캐릭터에 가깝다.

남성편력이 심하고 남자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유혹하고 이용하며 목적에 맞지않으면 냉정하게 버리는...이 한편의 책으로 그의 여성관을 알수는 없지만 일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여자캐릭터가 긍정적이지않게 묘사되엇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점을 본다면 오히려 그는 이런 악녀캐릭터에 끌리는 타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의 주인공이자 탐정 필립 말로우로 본다면 돈에 연연하지않고 냉정하고 묵묵하게 사건을 쫒아 흔릴림없이 나아가는 의리의 사나이이자 전형적인 남성상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확실히 그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단지 너무나 오래된..그래서 매끄럽지않은 번역이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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