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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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어릴때 읽었다면 지금과는 분병히 감상이 달랐을것이다.

그 때는 평범하지않고 사람들이 감당할수있는 범위를 벗어난 사랑에 대해 가차없는 혹평을 하고 색안경을 끼고 봤엇는데 아무래도 살아온 연륜이 부족하기에 내가 하는 생각만이 옳다고 착각하고 살었었기 때문이리라.

일종의 젊음의 오만이랄지...

그럼에도 이 책은 읽기가 편치않다.

책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사랑이 일반의 통섭에서 벗어난 일종의 오픈 메리지와도 비숫하면서도 또 어떤점에서 본다면 지독한 열애와도 같은 사랑이기에 이해하기가 쉽지않지만 살아오면서 사람마다 개성과 성격이 다르듯 그 사람들 수만큼 다양한 사랑이 존재할수 있다는걸 알기에 그런사랑도 있을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맘이 좀 편해진다.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그를 독차지하고 싶지만 그럴수 없어 안타까운 슈코

슈코의 남편 하라는 바람과도 같은 남자이기에 주변에 늘 여자가 끊이지않고있지만 그럼에도 늘 슈코를 사랑하는 일엔 최선을 다한다.그에겐 항상 지금 이순간만이 중요한 사람이기에 그때그때의 현실에 100%충실하고 그런 하라가 진심임을 알기에 슈코는 하라가 하는대로 바라볼수밖에 없다.

슈코가 엄마와 둘이서 간 여행지에서 미미라는 소녀를 알게 되고 이들의 일상에 미미가 들어오게 되지만 서로 어색하지도 의식하지도 않고 물흐르듯 자연스럽다.마치 온갖 추억이 깃든 잡동사니로 가득찬 기리코의 집처럼 각각이 개성있는 물건들이 서로 어우러지는것과 같이...

사랑은 아니 사랑만이 아닌 살아있는 모든것은 세월이 흐르면 변하기 마련이지만 유독 사랑만은 다를거라고 고집하는 사람이있다.그들에게 사랑은 늘 변치않고 한사람만을 변함없이 꾸준히 바라보는것이기에 변한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변하지않는건 없다는 옛어른들 말씀이 옳다는걸 세월이 지나고보니 알게된다.

이 책에선 사랑하는 순간의 찰라에 충실한 지독히 현실적인 로맨티스트 남편인 하라와 그런 하라의 사랑에 늘 목말라하면서도 그가 하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슈코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늘 남편을 그리워하고 심지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서도 그런 남편을 생각하는 슈코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있어 읽으면서 좀 쓸슬함을 느끼게 한다.

사랑은 소유할순 있어도 독차지할수는 없다는 하라의 말이 공감이 가지만 그럼에도 그런 하라를 바라만 보며 그가 자신을 돌아봐주기를 바라는 슈코는 왠지 애완견과 주인과의 관계처럼 비쳐지기에 읽는 동안 좀 불편함이 있었다.

물론 사랑엔 여러형태가 있고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둘만 좋다면 뭐든 용납이 되겠지만 늘 여자친구가 있고 다른여자를 안으면서 아내와 있을땐 아내만을 사랑한다는 하라의 마음이 공감이 잘 가지않는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예전의 가오리책처럼 가슴에 와닿고 나도 모르게 공감을 하면서 읽었던 느낌이 아닌 왠지 약간 겉돌고 몰입해서 읽을수없엇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이해하기엔 너무 파격적인 사랑의 형태가 아니었을것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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