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혐오자

경찰 혐오자 ㅣ 밀리언셀러 클럽 6
에드 맥베인 지음, 김재윤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0월

찌는듯한 무더위

사람들은 더위에 지쳐서 사리판단을 잃고 모든것에 그저 짜증만 날뿐이다.

이런 폭염을 뚫고 한밤에 퇴근하는 남자의 뒤통수에다 강력한 총인 45구경을 쏘아죽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렇게 오랫기간 인기를 끌거라고 그 누구도 예상못했던 에드 맥베인의 87번서 시리즈의 탄생을 알리는 소설이다.

기존에 쓰던 작품과 다른 형사물을 출간하면서 본명을 버리고 택한 에드맥베인 자신조차도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단지 3부작 예상이었던 작품이 50여편이 넘는 시리즈가 되었고 경찰소설의 최고봉이라고 손꼽는 데 주저하지않는 시리즈가 되었다.

일단 기존의 작품들과 확실히 다른 집단주인공 형태의 추리소설을 창작했다는 점도 높히 살만하다.

이 책의 서문에는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경찰소설을 쓰기 위해 저자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마치 소설처럼 쓰여있기에 서문을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한밤 퇴근하는 경찰을 노린 연이은 살인은 모든 경찰들 뿐 만 아니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게 되고

특히 처음 두명의 경찰은 과거에 파트너로 같이 일한 경험이 있기에 그 쪽으로 연관된 사건들을 찾고 살인용의자의 범위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용의자의 실체는 오리무중인 가운데 카렐라 형사와 같이 수사를 하던 동료 부시마저 총탄에 희생이 된다.결국 87번서에서 모두 3명의 경찰의 희생되었는데 여기에 언론기자의 접근은 사건을 헝클어지게 한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과연 뭘지 범인이 노린것은 복수일까? 아님 단순히 연쇄살인마의 출현인걸까?

이 모두가 유례없는 더위로 모두가 미쳐버린탓일까?

끝까지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지않는 가운데 도대체 이 범인이 노린 것은 무엇인지가 너무나 궁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지금과 비교하면 범죄수사의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거친듯한 매력이 충분한 소설이다.

이 책의 주된 주인공의 한 사람인 카렐라 형사도 그렇고 결국 사건의 피해자가 된 부시형사도 그렇고 모두가 지금의 남자들과 비교하면 좀 더 남성적이면서 마초적이고 남성중심의 사고를 지니고 있다.

여자는 보호해야할 존재로 인식하고 말보다도 주먹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거친 남자들의 세계

지금이야 작은 증거물 한 둘이면 범인의 윤곽을 잡을수 있는것에 비하면 모든것을 발로 뛰고 인내를 가지고 용의자를 만나서 사건의 알리바이를 수사하는 그야말로 원시적인 형태지만 거칠고 소박한 진짜 형사들의 매력을 보여주기엔 오히려 그러한 핸드캡이 매력적으로 작용하는것 같다.

여기에 요즘은 흔하지만 그리고 심지어는 여자 강력반 형사,여자 형사반장도 나오지만 이 때의 87번서에는 오로지 남자들로만 이뤄진 남성중심의 작은 사회이기에 그들이 동료들과 한가한 시간에 나누는 잡담 역시 남자들이 읽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고 여성독자들은 남자들의 생각을 조금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된다.

화려한 무기나 액션,혹은 첨단과학이 등장하거나 연쇄살인마나 생각도 못한 잔인한 범죄가 나오는건 아니지만 스토리 자체로도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충분한 소설이다.

책 표지에 그의 이름이 있거든 무조건 읽어라~

띠지의 글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너무나 매력적인 에드 맥베인의 처녀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