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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즌우드 바이블
바버라 킹솔버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얼마전에 무척 충격을 받으며 본 다큐가 있다.
`최후의 제국`이라는 제목의 다큐였는데..우리가 아는 초강대국 미국에서 아이들중 4명에 1명 꼴로 점심을 굶고 있단다.세계에서 부자가 가장 많고 오늘날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그렇게 많은 기부가 이뤄지고 있는 나라에서 굶는 아이가 그렇게나 많다니 놀랍지않은가? 열심히 일해도 먹고살기 힘든것은 모든 부의 재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지않은 탓으로 본다
세계 최강대국의 사정이 이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태평양제도의 아주 작은섬에서는 모두가 나눠서 일을 분담하고 서로 나눠먹는다.가장이 죽거나 아플때에도 가족은 걱정이 없다.이웃들이 서로 도와 그들의 몫을 나눠주는 `아로파`라는 게 있기때문인데.그래서일까?우리의 현재기준으로보면 부족하고 없는것 투성인데도 그들의 표정은 평온하고 너무나 밝았다.
얼굴에서 그들의 행복이 드러나기때문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죽도록 공부하고 일하는 이유는 뭘까?
행복하게 살기위해서 우리모두가 걱정없이 살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삶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걸 비록 우리눈엔 초라해보이는 그 태평양의 작은섬 사람들의 삶에서 찾을수 있을것이다.
이 책`포이즌 우드 바이블`은 미국의 한 목사가족이 그들의 눈에 한참 미개하고 덜떨어진 콩고로 가서 그들의 주님인 예수의 사랑을 전파하고 그들에게 온정을 베풀고자 노력했던 그 오만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책을 읽는 내내 가진게 없는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늘 웃고 그날그날을 충실하게 사는 그 태평양의 섬사람들이 생각났다.
독실한 신자이자 목사인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어쩔수 없이 콩고로 건너가게 된 프라이스가족
그곳 콩고는 당시 벨기에의 식민지로 아버지 네이선 목사는 미개하고 한참 떨어진 그들 콩고주민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설파한다는 사명감에 열성적인 목소릴 내지만 아무도 그들을 환영하지않는다.
심지어 생각했던것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에 가족들조차 네이선에 반발심을 가지지만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면 돌아오는건 매질뿐이기에 그곳에서의 삶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프리이스네 가족
특히 그런 권위적이고 독실하다못해 다른것을 용납하지않는 흔들림없는 아버지의 믿음에 존경심을 갇고 있는 둘째이자 쌍둥이인 리아는 아버지의 모든것을 따라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쌍둥이 언니와 아버지의 모습에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에이다와 콩고의 생활을 유독 못견뎌하는 큰딸 레이철과 제일 먼저 콩고에 적응하는 고집쟁이 막내 루스메이는 콩고에서 매일매일 벌레와 모기를 쫒는 전투같은 삶을 산다.
이들이 고군분투하는 사이에 콩고는 식민지생활을 청산하고 독립에 이르게되면서 그들을 이곳 콩고로 보낸 남침례협회에서 그들 가족의 귀환을 명령하지만 네이선은 그들의 명령을 거부하고 이곳 콩고에 남아 그의 후임이 올때까지 원주민을 회개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노력한다.백인들이 대부분 탈출하는 그곳에서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곳 콩고에서의 생활은 월급이 끊겨서 점점 어려워지고 이들 가족에게도 격변의 물결이 들이닥치는데...
이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왠지 이 책이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외모에 대한 자신감과 허영을 가진 큰 딸 레이철도,그리고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고 그곳 콩고에선 남자들의 일인 사냥을 하는 모험을 감행하는 리아도 그리고 고집쟁이에 조금은 막무가내인 막내 루스메이에 말없는 관찰자인 에이다까지도..여기에 이들 각자 개성이 뚜렷한 네자매를 이끄는 너무나 조용하고 남편의 말에 복종하는 엄마모습까지도..
그렇지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들 네자매와 엄마인 올리애나의 시선으로 각자가 당시에 느꼈던 심정을 각자가 주인공이자 화자가 되어 그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이다.두려고 무서웠던 개미떼의 공격에서 목숨을 건 말라리아와의 사투 그리고 목숨을 건 탈출과 그뒤의 생에 대한 이야기 까지...
또한 벨기에 식민지에서 콩고공화국이 되는 시점의 정치혼란과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와 광물을 노리고 덤벼든 강대국들이 벌인 비열하고 인간적으로도 용서받기 힘든 잔인인 처사는 읽으면서 마치 조선말의 우리나라 모습을 보는듯해 안타까웟다.
그렇기에 힘있는 강대국앞에 너무나 나약해 바람앞의 등불같았던 조국 콩고를 끝까지 포기하지않는 아나톨이란 인물의 인내심과 현명함은 우리가 흔하게 봐왔던 인물과 너무나 다르지만 그럼에도 저절로 존경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 들 가족을 맹수앞에 던져놓은것처럼 제대로 된 준비없이 가족을 위험으로 내 몬 너무나 무책임한 남자 조너선은 가장이지만 가장이 아닌 그저 혼자만의 사랑에 빠진 위선자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들여다볼 여유도 없는데다 남의 말은 커녕 가족의 반대조차 용납않는 편협함을 종교라는 철갑을 두르고 다른 사람앞에서 군림하려 드는 오만함...심지어 그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콩고로 오면서 프랑스말을 배울 생각조차 않은 어처구니없는 사람이었다.그럼에도 아프리카 흑인은 다들 미개하고 무식하다는 편견에 가득찬 다른 백인들보다 더할뿐 아니라 자신을 그들을 구원하러 온 구원자라 믿는 위선까지 갖춘 그야말로 구제불능의 인간형이기에 그런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다 끝내는 아버지의 정체를 파악한 딸 리아의 경멸을 받는 처지로 떨어지는 부분에선 안스러움을 느끼게도 한다.
그를 그렇게 고집스럽게 몰고 간 게 스스로의 비겁함을 용서하지못한 결과라는 걸 알게 됐을때의 허무함이란...
그리고 마지막까지 일종의 무대같은 모습을 보인 그에게 과연 신이란 어떤 존재일까?
이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과연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가진게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삶인지? 그저 하루하루를 먹고 살면서 자연이 내려준 순리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아프리카 원주민에 비해 우리가 진정 더 행복하게 살고있는건지...
주변에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