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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ㅣ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이동윤 옮김 / 검은숲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아아 너무 기대가 컸었나보다.
불과 얼마전에 87분서 시리즈의 하니인 `살의의 쐐기`를 읽고 그들 87분서의 형사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이 시리즈의 첫작품인 `경찰 혐오자`도 구입하고 이 책 `아이스`도 너무 기대하며 읽었다.
가상의 도시,가상의 경찰서에 근무하는 87분서의 형사들은 다른 경찰 소설이나 탐정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영감이 뛰어나거나 특출한 머리를 가지고 범인의 트릭을 단숨에 꿰뚫어보거나 혹은 완벽하고 멋진 액션을 보여주는 슈퍼 영웅은 단 한사람도 출연하지않고 경찰서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경찰들의 모습과 사건현장에서 형사들이 범인을 색출해 가는 과정을 마치 실제처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어 경찰소설중의 최고로 꼽히고 있단다.
이 책 `아이스`는 첫작품이 1956년에 나온것에 비교하면 그의 시리즈중 1983년이라는 비교적 최근작품이기에 초기작품과는 조금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초기작품들이 어딘지 좀 거친듯하면서도 직선적인데 비해 이 작품은 세월이 흘러서인지 보다 더 완곡하고 에두르는듯한 느낌을 주는데 작품으로서는 좀 더 세련된지는 몰라도 초기작품이 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듯한 느낌이 덜한것 같아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다.
87분서 관할지역에서 한 무용수가 피살됐다.
집 근처에서 총을 맞은 그녀에게는 특별히 원한관계도 돈문제도 애정문제도 없어 단순강도가 아닐까 싶었는데..이 사건이 벌어지기 며칠전 다른 관할지역에서 죽은 마약상과 같은 구경의 같은 총으로 벌어진 살인사건이라는게 밝혀지면서 두 사건과의 연관관계를 파헤치기 시작하지만 마약상과 무용수라는 직업만큼 두사람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고 사건은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새로운 피살자가 나왔다.이번에는 보석상...이제 세사건의 연관관계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87분서의 형사들은 작은 단서 하나를 찾게 되지만 이 작은 단서로 큰 그림이 그려지지않아 몹시 애를 먹는다.이러한때에 전혀 다른 형태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사건이 일어나고 단서를 쫒다가 새롭게 발견된 단서로 인해 하나의 끈을 찾게 되고 그 끈 하나로 전체그림을 그려내는 식의 사건추이를 보여주는 형태의 추리기법은 독자로 하여금 형사들과 단서를 같이 쫒아가는 재미를 준다.
87분서의 형사들 각각이 보여주는 캐릭터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이번 시리즈에는 어떤 캐릭턱의 의외성을 알게 될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고 조금씩 드러내 주는 형사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살의의 쐐기에선 임신한걸 알게 되었던 카렐라 형사가 이번 작품에선 어느덧 세아이의 아빠로 나오고 있고 어린 나이지만 너무나 멋진 외모와 따듯한 심성으로 인기를 끌었던 클링 형사는 이혼의 아픔을 지닌채 언제 무슨지을 할지 모른다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사고 있는 우울한 인물로 변해있다.
세월이 흘렀음을 형사들의 대화나 사생활로 은근히 노출시키고 있어 그런 차이를 찾는 재미도 솔솔한 작품이었다.
전반적으로 분량이 늘어서인지 단순하고 직선적이던 글이 좀 더 장황해지고 좀 늘어진다고 느껴진것은 어쩌면 나의 기대치 탓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작품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