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 - 잔혹한 여신의 속임수
마이클 에니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실화속 인물을 등장시켜서 잘 알려진 사실과 사건들의 작은 틈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끌어가는 소설은

일단 사실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조사와 고증을 거쳐야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역사적인 사건속 진실에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이면이 있을수 있기에 그런 부분을 파헤치게 되면 유명한 사건을 재구성하는 재미와 더불어 그 당시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묘미를 준다.그래서인지 이런 류의 소설이 `다빈치 코드`이후에 끊임없이 출간되는것 같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인물의 전혀 다른면면을 보여주는 이런 장르의 소설은 왠만한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는 쓸 엄두가 안날것 같기에 어마어마한 분량의 내용을 고증을 거쳐 써내려간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어두운곳으로 끌려가다시피 인도되어 간 한 여인 다미아타

그 여인의 앞에는 하느님의 전능하신 힘을 등에 업고 유럽전역에 절대적인 힘을 자랑하는 교황 알렉산더6세가 있었고 이 냉혹하고 인정사정 보지않는 권력자는 다미아타에게 그녀의 아들을 담보로 하는 제안을 한다.

5년전에 피살된..자신이 너무나 사랑했던 아들 후안의 죽음에 그의 정부였던 여인 다미아타 자신이 연루되었다고 의심하는 교황에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이몰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황의 또다른 아들이자 아비인 교황으로부터 배척당해왔다가 동생 후안이 죽은 후 보잘것 없던 추기경에서 공작으로 또한 신성로마교회 군대의 총사령관으로 승승장구 하며 활약하지만 현재 같이 일을 도모했던 용병들과의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며 서로 척을 지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체사레 보르자 일명 발렌티노 공작과 용병대장중 강력한 가문의 비텔리초 비텔리와 파올로 오르시니,여기에 그들의 협상에 따라 자신의 사랑하는 피렌체공화국의 운명이 달려있기에 그들의 협정과 동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니콜로 마티아벨리 모두와 대면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못하는 상황인데다 니콜로를 제외한 이 들 모두가 후안의 죽음으로부터 의심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기에 서로의 동태를 살피고 미행도 하며 각자 계략을 짜기 바쁘다.

후안이 죽음으로써 강력한 교황의 위엄을 등에 업고 전 유럽에서 맹활약하는 발렌티노도 또한 당시 발렌티노와 오르시니가 동맹을 맺는걸 꺼리던 비텔리도 후안의 죽음으로 득을 본 상황이고 후안의 정부였기에 후안의 거취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어 의심을 벗어날수없었던 다미아타... 모두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범인이 점점 오리무중인 상태에 또다른 여인의 토막사체가 발견되고 그 사건을 당대 최고의 두뇌인 다 빈치가 조사를 하게 되면서 범인이 원하던 바가 조금씩 드러난다.

 

르네상스 당대 최고의 두뇌이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군주론으로 유명한 최고의 지성인 마키아 벨리가 한 사건으로 만났다.

엄청난 두뇌플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용 역시 녹록치않다.

당시 교황이 처한 상황이나 잔인하지만 아주 강력한 실세이자 군주론의 모델이었던 체사레 보르자가 부상하게 된 원인을 동생의 죽음으로 득을 봤다는 작가의 이야기 구성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어릴적부터 교황의 철저한 준비하에 추기경으로 등극하고 유럽 전역을 공포로 휘몰아치게 했던 체사레가 아버지 알렉산더의 동생을 향한 편애로 비뚤어지고 왜곡되어 가는 인간상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점도 재미있다.

여기에 그 당시 유럽의 군대를 움직이던 용병이란 존재의 의미도 흥미롭다.

그들은 돈을 주기만 하다면 오늘의 주인이 내일의 적이 되는것에도 전혀 개의치않는 존재들이기에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유지하는 협정에 관심이 없을수밖에 없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그리고 그런 용병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상황에 처한 교황의 군대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약을 맺었다고 깨고 또 다시 맺어지는 협약으로 그 시대를 산 군중들이 얼마나 힘들고 피폐한 삶을 살았는지를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봐도 못본척하고 알아도 모른척 외면하는 모습으로 극명하게 보여준다.자신의 권위와 권력유지를 위해 사면권을 팔아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위해 또다시 정복하는 행보를 보였던 교황이기에 그 누구도 믿을수 없어 자신의 아들에게조차도 완전한 신뢰를 보여주지않았던 교황..그리고 그런 교황의 모습에서 자신이 나아갈 바를 배우고 거울로 삼앗던 아들간의 엇갈린 애증이 로마전역을 피로 물들이는 살인사건으로 드러나게 한 잔인한 운명의 여신...잔인하고 처참한 살인사건의 전모는 끝까지 그 범인의 얼굴을 드러내지않은채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사람들의 심리와 인간성의 통찰로 사건을 파헤지려는 마키아벨리와 철저하게 드러난 사건을 조사하며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다 빈치의 세기의 대결을 보는 재미도 괜찮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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