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책표지에 쓰여진 대로 개츠비도 물론 떠올랐지만 난 여주인공인 케이트를 보면서 줄곧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인 베스가 떠올랐다.

시대는 다르지만 역시 여자들의 활동이 제한된 시기이자 대공황이 휩쓸고 간 끝머리이기에 남자들보다 여자들의 직업에 제한이 많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여자들이 부자남편감의 눈에 띄어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또 노력하는 시기라는 점도 비슷하지만 주인공 케이트의 행로는 그런 여자들과 확연히 차이를 보여 이채롭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가 부자남편을 고르기 위해 애쓰던 당시 시대여성의 속물적인 모습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부분과 닮아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물론 다른 여성들과 달리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즐기며 문학을 이해하는 날카로운 지성을 가졌다는 점,그리고 말이 많지않다는 점도 공통점이긴하다

개츠비처럼 사랑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특히나 강렬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그중에서도 세명의 여자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커리어 우먼에 비견될 정도로 강인한 성격과 확고한 자기신념을 지닌 인물이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책을 읽다보면 내용 중간중간에 재즈가 흐르는 홀이 자주 등장하는데 시대적 배경도 그렇지만 마치 책에서 재즈의 선율이 흐른다고 느껴질 정도로 감각적인 소설이었다.

 

1966년 전시회에 갔다고 오래전 연인인 팅커의 모습을 사진으로 발견하게 된 케이트

그의 모습은 너무나 그리웠던 모습이자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모습이기에 추억에 잠기게 된다.

1938년 대공황의 끝자락.. 다들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청춘의 찬란한 시기를 보내던 케이트는 친구 이브랑 간 홀에서 우연히 팅커 그레이라는 멋지고 부유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금방 호감을 느끼게 된다.신사적이고 매너가 좋은 그 이기에 같이 갔던 친구 이브 역시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 서로에게 어색하나마 호감을 느끼지만 표현하지는 못한채 시간이 흐르고 셋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그가 몰던 자동차가 사고가 나고 그 사고로 이브는 얼굴에 흉터를 남기고 다리에도 큰 부상을 입게 되면서 분위기는 바뀌게 된다.금발미인이었던 이브는 얼굴의 흉터에 좌절하고 그런 그녀를 보살피게 되면서 같이 살게된 팅커로 인해 케이트는 차츰 그들과 멀어지고 속기사에서 전격적으로 자리를 옮겨 출판사에 근무하게 되고 일에 열중하게 되지만 팅커와 이브는 끝내 헤어지게 되고 다시만난 케이트와 팅커는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다

 

시대적 배경이 대공황이기에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칙칙할것이란 예상과 달리 젊음은 어떤 시기든 상관없이 찬란하고 아름답게 빛이 나는것 같다.게다가 우연히 케이트가 들여다 본 상류사회는 그런 시대적 배경과 상관없이 항상 넉넉하고 파티를 즐기며 흥청망청하는데다 여유롭기까지 하다.그런 그들의 삶속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했던 팅커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한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되지만 그럼에도 그런 팅커가 결코 나쁘다거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진않는다.그런 삶을 동경한 그의 마음이 짐작이 가고 어느정도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앤이라는 여자와 이브 그리고 케이트이다

특히 많은 재산을 가지고 그 재산을 증식하며 자기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고 그 원하는 바를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하는 앤이라는 캐릭터는 너무나 멋진 여성임에 틀림없다.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는 쿨함까지 갖춘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이다.그런 냉철한 앤이 케이트를 자신과 비슷한 타입의 여자로 봐서 호감을 표시하는 부분을 봐도 그녀가 얼마나 통찰력이 있는 여자인지 알수 있는 부분이다.케이트 자신조차도 자신을 몰랐던 시기이기에 그 통찰은 더욱 빛난다.

그리고 이브 역시 처음의 느낌과 달리 상당히 개성이 강한 여성임에 틀림없다.

사고를 빌미로 남자에게 빌붙는다는 인상을 주던 것과 달리 잘못된 것을 인지하는 순간 빠르게 깨고나온 그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바깥에서 보이는 화려함에 이끌려 그 불빛속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했던 팅커라는 인물이 확실히 개스비와 비교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책의 무게 중심이 이 팅커라는 인물보다 팅커를 둘러싼 여자들의 사랑과 그녀들의 야망에 대한 쪽으로 더 기울어져있다는 점이 차이점인것 같고 그 차이점이 이책을 빛나보이게 한다

너무 멋진 여자들의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