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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접시
다쿠미 츠카사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장래에 대한 고민으로 좌충 우돌하는 청춘소설을 읽으면 일단 그 시절의 내모습이 생각나서 유쾌하기도 하고
왠지 아련한 그리움 같은 감정도 느껴지기에 이런 소설을 즐겨 읽는다.
사람은 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지만 그 시절 내가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그렇지만 한창의 나이에 불투명한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하고 이런 저런 경험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그런게 바로 청춘이 아닐까?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고민조차도 나중의 삶에 거름이 되는것 같다
이 책은 막연히 제목만 보고선 요즘 한창 많이 출간되는 요리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을 위로하고 쓰다듬어 주는 `힐링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그런 내 생각과 달리 청춘소설,성장소설이었고 그런 의외성이 더 좋았던 책이었다.
고교졸업을 앞두고도 딱히 하고 싶은 일도 대학 진학에 대한 꿈도 없던 히로는 우연히 보게 된 TV요리 프로그램에서 한 요리사가 하는 말이 가슴에 딱 꽂혀 요리사의 길을 걷기로 하고 강력한 아버지의 반대도 무릎쓰고 요리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 요스케도 만나게 되고 생각보다 자신에게 요리사란 직업이 잘 맞는것 같아 뿌듯하다.모두가 취업을 하는 가운데 처음부터 히로에겐 `접시에 담긴 건 나 자신`이라는 멋진말을 해서 자신으로 하여금 요리사의 길을 걷게 만든 혼마가 있는 레스토랑 `혼마 셰프`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고 다행스럽게도 그곳에 들어갔지만 생각했던것보다 너무나 힘든 요리사의 길에 좌절하고 만다.결국 도제수업방식의 혹독한 방식에 끝내 적응하지못하고 뛰쳐나오는데...
꿈을 가진 젊은이가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중간중간에 좌절을 맞보지만 결국에는 뜻한바를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리며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노력한다는 일련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 글이지만 그럼에도 선택의 순간에 고민하고 머뭇머뭇거리며 약간의 좌절에도 휘청거리는 인간적인 히로가 마치 남동생같아서 사랑스럽다.
눈치도 없어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도 전혀 모르고 일하는건 서툴고 굼떠 생각보다 일이 빨리 늘지않아서 눈총을 맞고 늘 혼나는게 일이지만 그럼에도 20살 생일이 오기전에 총각딱지를 떼겠다는 일념으로 여자들에게 잘 보이기위해 노력하는 히로는 보통의 젊은이의 모습이기에 더 친근감이 든다.어디서나 흔히 볼수있는 평범함을 지닌 청년 히로는 얼굴도 잘생기고 뭘해도 한번에 척척 해내며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친구 요스케를 보면 좌절감도 느끼고 부러운 마음도 갖는 보통의 남자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발견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오늘의 우리 청년들과 닮은 모습이기에 그의 고민에도 좌절에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읽으면서 우리나라와 달리 직업적 선택의 폭이 넓고 직업훈련학교가 다양한 일본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이와 대조적으로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면 진로선택의 폭이 현격히 줄어드는 우리의 현실이 상대적으로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결국 좋은 대학을 가는것 만이 올바른 선택은 아니라는 걸 새삼 알게 해준다.
작가가 요리사 출신이라서인지 책 속에 나오는 요리에 대한 설명이 훨씬 더 리얼하고 맛깔나게 그려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