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발라드 제4번
로베르토 코트로네오 지음, 최자윤 옮김 / 북캐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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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선율이 흐르는 집에서 조용하게 차를 한잔 마시며 독서하는 모습을 늘 그려보곤했엇다.

그곳에 흐르는 음악은 당연히 클래식이었고 그렇기에 늘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불행하게도 내 주변에는 클래식에 관심이 있거나 조예가 깊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기에 그저 나의 희망에 불과한 꿈이다.

그래서 나름 노력을 한다고 한것이 클래식 음반을 사거나 음악을 가끔 들어보기도 하지만 같은 곡이라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고 특히 곡해석에 따라 같은곡인지 의심할만큼 색다른 곡들도 있기에 누군가 나를 그런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어줄 멘토가 갈수록 간절해진다.

이 책 `쇼팽발라드 제4번`도 그런 나의 막연한 희망에서 선택한 책이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거의 나의 완패에 가깝다.일단 책을 읽기가 녹록치않은건 둘째치고 이 책에서 나오는 음악용어조차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많으며 소개하는 곡들 역시 유명한 작품 몇곡를 제외하고 들어본적 조차 없기에 극속 주인공이 말하는 말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음을 고백한다.그럼에도 쇼팽이라는 클래식 대가의 사랑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이기에 마냥 쉽지않은 글임에도 호기심이 동한것도 사실이다.유명한 사람의 숨겨진 사랑이야기만큼 세속적인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게 또 어디 있을까?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연주로 두각을 나타낸 피아노 천재 마에스트로라 불리우는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러시아 남자를 알게 된다.거기다 그 러시아 남자는 쇼팽의 발라드 제4번 즉 작품번호가 52번인 발라드의 자필원고를 가지고 있으며 그에게 넘겨주고 싶다는 말로 접근해오지만 주인공은 그 남자를 신뢰할수 없다.자필원고라는 게 가짜도 많거니와 특히 쇼팽의 자필원고는 거의 모든 작품이 다 노출되었으며 52번 발라드의 악보는 단 두곳에서 그것도 악보의 일부만 존재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의 진의가 의심스럽다.그럼에도 늘 쇼팽의 발라드를 연주하면서 느꼈던 뭔가 미심쩍고 미진한듯한 느낌때문에 그 악보를 손에 넣지만 러시아인은 악보가 아닌 악보가 든 가방을 넘긴것이고 그 가방안에는 기존에 알던 악보가 아닌 또 다른 버젼의 악보가 있었으며 이로서 이 악보에 있던 사연이 모두 뒤짚어지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쇼팽의 작품은 그저 녹턴과 즉흥 환상곡과 같은 몇몇곡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작품을 읽는것 역시 하나의 숙제와도 같았다.그 당시에 남장을 한 여자로 유명세를 치르고 격정적인 여자로 시대를 앞서간 인물로 평가된 죠르주 상드와 여성적인 느낌인 쇼팽의 사랑은 당대에도 유명했던 것 같다.그래서 쇼팽의 일생에 그녀를 빼놓고 이야기할수 없지만 작가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서 그녀 죠르주 상드의 딸인 솔랑주와 쇼팽간의 비밀스런 로맨스를 암시하고 있다.그가 솔랑주를 마음에 담고 그녀에의 사랑을 위해 쓴 곡이 발라드 4번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자신과 쇼팽의 우연의 일치에 놀라워하면서 운명을 느낀다.그 역시 그의 부모님과 숙부와의 얽갈린 사랑때문에 고통받고 괴로워하던 어린시절을 보냈기에 더욱 솔랑주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쇼팽과 그를 지켜볼수밖에 없엇던 솔랑주의 심정,그리고 그 둘을 질투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며 끝내는 쇼팽과의 관계조차 단절하고 만 조르주 상드의 마음 모두를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었고 그래서 쇼팽의 자필 악보는 자신만이 칠수있는 곡이라는걸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게 된다.악보에 쓰여진 짧은 내용과 당시에 오고갔던 편지들을 종합해서 그 미묘한 느낌을 잡아채 쇼팽의 숨겨진 비밀을 짐작하고 작가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쇼팽의 숨겨왔던 사랑을 그려낸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그저 아쉬운건 읽기가 쉽지않다는 점이다.

음악적 용어가 많이 나온건 차지하더라도 대화체가 많이 없고 그저 늘어지듯이 이야기와 이야기속에 마치 사족처럼..혹은 늙은이의 넋두리처럼 다른 이야기를 끌어놓아서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지않아 이런 풍의 소설에 익숙치않은 사람이 읽기엔 친절하지않은 책이었다.그럼에도 우리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인 진실에 이면이 존재할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클래식을 조금 아는 사람이 읽으면 더 좋을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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