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 1978년 뉴베리 상 수상작
캐서린 패터슨 지음, 도나 다이아몬드 그림,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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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비밀의 장소를 가진 기억이 있다. 내가 어릴적에는 아파트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단독주택이었기에 주택사이사이 처마와처마 사이의 빈공간들 혹은 좁은 골목길과 같은 곳에 아주 작은 틈이 있었고 우리와 같은 아이들이 아니면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않을곳에 마련한 비밀장소들..학교가 마치고 밥을 먹고나면 누가 부르지않았어도 속속들이 모여들어 밤늦게 까지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놀 궁리를 했던곳이 있었는데...그렇게 좁은곳에서 아이들이 오골오골 모여 있는것을 발견한 어른들은 기가 막혀 했었지만 그렇게 신났을 수가 없었다.특히 비라도 올때의 그 아늑함이란..처마와 처마가 맞붙어 있었기에 비를 피할수있었고 처마에서 비소릴 들으면 아늑해서 잠이 올것 같았던 보물과도 같은 그곳...

이 책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도 자신들만의 은신처를 마련하고 비밀스레 자신들의 꿈을 키워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아이들의 이야기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4녀 1남으로 태어나 가난한 집안에서 온갖 심부름과 궂은 일을 하던 제시는 공부를 잘하는것도 특별하게 머리가 좋은것도 아닌 평범한 소년..그의 유일한 취미는 그림그리기와 달리기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지만 매일 아침 일과가 시작되기전에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자신이 학년에서 가장 잘 달리는 아이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이런 제시네 옆집에 누군가가 이사를 오게 되고 그 아이는 제시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하기 힘든 아이인 레슬리

제시네와 달리 돈에 구애를 안받는 집안의 아이이자 집에 텔레비젼을 안갖춘 당시엔 상상도 못하는 자유분방한 집안의 아이지만 부끄럽고 소극적인 성격의 제시와는 처음부터 마음이 잘 맞는다.그 당시의 사람들과 조금 다른 레슬리네의 모습은 레슬리로 하여금 친구를 사귀는데 힘이 들게 하고 오직 제시만이 그런 레슬리의 친구가 되어 둘만의 왕국을 숲속에다 건설한다.개울을 건너 숲으로 둘러쌓인 그곳을 자신들만의 왕국인 테라비시아로 명명하고 일과가 마치면 그곳에서 서로 왕과 왕비가 되어 신비의 숲을 일깨우며 서로 비밀을 털어놓고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되는데...

오로지 둘만을 위한 왕국

사람들 발길이 없는 그곳에서 서로에게 고민도 자신이 가진 꿈도 학교에서의 일도 이야기하며 보내는 그곳은 둘만이 아는곳이기에 특별한 장소였다.상상하는 모든것이 이뤄지는 꿈의 장소를 소유한 그들에게는 그곳이 자신들의 왕국이었기에 그곳에 잇으면 행복해진다.또한 그 시절의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던 그림에 관심과 소질을 가지고 있던 제시가 아버지에게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자 돌아온 아버지의 반응이나 집에서 늘상 소젓을 짜며 궂은일을 해야만 하는 제시에겐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관심 가져주며 서로 소통하고 대화할 사람이 없어 늘 외로웠던 상태였다는걸 알수있었다.그래서 도시에서 온 새로운 인물상인 레슬리란 존재는 그의 숨통을 트여주는 존재와도 같다.그리고 레슬리에게 제시라는 존재 역시 갑자기 오게 된 시골생활과 아이들의 은근한 따돌림에서 레슬리에게 웃음을 잊지않게 해주는 존재였고 그래서 그 둘의 관계는 특별했다.어린시절 나에게 특별해던 존재는 누구였을까? 이제는 기억도 희미해졌지만 나에게도 분명 제시와 같은 혹은 레슬리와 같은 아이가 있었으리라.서로에게 특별한 존재였던 아이들의 성장이야기..아름답고 슬프고 아련한 그리움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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