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진짜 답이 없다 탐 청소년 문학 7
장 필립 블롱델 지음, 김주경 엮음 / 탐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일기를 일기장에 쓰기보다 개인 블로그같은 곳에 올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나 역시 작년까지 뜨문뜨문 써오던 일기를 이제는 아예 펼쳐보지도 않고 자잘한 일상이나 개인적인 감상같은건 블로그에다 올리고 있다. 나같은 아줌마도 이런데 자신들만의 커뮤니티가 필요한 십대아이들은 더 말해 뭘할까?

그렇게 빈번하게 자신의 일상이나 개인적인 정보를 무심하게 올려놓고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개인신상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어느새 무심해져서 `뭐..설마 그런일이 있겠어?` 하는 마음이 들기마련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수시로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을 블로그에 올리고 아이들과 대화도 하곤했지만 그런 자신의 일기와도 같은 블러그를 아빠가 들여다본걸 아는 순간 마치 벌거벗은 느낌이 들고 그런 아빠를 도저히 용서할수 없어 벌이는 아빠와의 전쟁같은 이야기이다.

아빠가 자신의 블러그를 몰래 들여다본걸 아는 순간 전쟁은 시작됐다.

어쩌다 한번 우연히 실수로 그런것이 아닌 작정하고 자신의 블러그를 몰래 들여다본건 도둑질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난 아빠와 이 순간부터 절대로 말을 하지않겠다고 선언하고 그 시간 이후로 집안은 살풍경해졌지만 도저히 아빠를 용서할 마음이 안든다.블러그를 잠정 폐쇄하고 냉전상태에 돌입했지만 어느날 아빠가 문밖에 몰래 갔다놓으신 상자를 열어보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반전된다.그 박스를 보는 순간 판도라의 상자가 될것임을 짐작했지만 유혹은 너무나 강력했고 어쩔수없는 이끌림으로 그 박스를 연 순간 예상했던 대로 아빠의 어린시절, 자신과 비슷했던 중학교 고등학교의 일기장과 추억의 물건들이 나오고 그때부터 아빠와 아들의 거리의 간격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열어보지말았어야했다고 후회하면서 열어본 상자안의 내용은 아들과 아빠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가 된다.

아들에게는 아빠도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지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밤잠을 설치고 방황했던 지난날이 있음을 알게 해주고 아빠 역시 자신이 아들나이때 만약 부모님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해온 일기를 몰래 훔쳐봤더라면 느꼈을 분노와 수치심을 이해하기에 이른다.그리고 더불어 어느순간부터 늘 마음속으로 사랑하지만 조금씩 멀어져가는 아들과 아빠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일기.그 아빠의 일기를 보면서 아빠의 상처와 그동안 숨겨오며 말하지않았던 비밀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아빠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그리고 항상 말이나 문자와 같은 짧은 글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적어나가고 생각을 정리할수있는 긴 여백을 주는 편지와도 같은 글이 갖는 장점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결국 고루하고 답답하게 보이는 부모님도 자신과 같은 10대의 방황기를 거쳐왔음을 자각하게 된 주인공..자신도 부모와 같은 길을 가게 될것이고 오늘의 이 소중했던 일들이 먼훗날엔 기억조차 희미해지리라는걸 알지만 그럼에도 오늘 최선을 다하고 오늘을 충실하게 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이른다.10대의 생각이나 감정이 너무나 확 와닿게 쓰여져있어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일견 대견해하면서 재밌게 읽은 책이다.우리애가 좀 더 크면 읽어보게 하고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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