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사람들

비정한 도시
최승환 지음, 김문흠 원작 / 책비 / 2012년 10월

도시는 잔인하고 비정한것이 마치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와도 같다.

특히 약한자에겐 그 잔인함이 그들을 다시는 일으키지도 못할만큼의 절망과 비정함을 안겨주기도 할만큼 난폭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이 책 `비정한 도시`는 잔인하고 난폭한 도시에 발목이 잡힌 가난하고 힘없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놓아서 그 잔인함이 더욱 두드러져보이기까지 한다.

하나의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상황속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내뱉는 한숨으로 더욱 도시의 비정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디서부터라고 해야할지...

돈이 없음에도 사채를 빌려 쓰고 그 돈을 갚지못해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대우의 위기가 먼지인지 아님 그런 대우를 부딪히고 사과도 없이 간 소년이 먼저인지 그도 아니면 그런 그를 실수로 치게 한 택시기사의 이야기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연쇄적인 폭발처럼 한순간에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톱니바퀴처러 맞물려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 모두가 절망스럽고 고통속에 허우적거린다.또 가난한 사람들의 절망과 한숨으로 배를 불리는 사채업자 변사장..그리고 그의 어린 아내와 몰래 로맨스를 즐기는 불륜남 여기에 탈옥한 연쇄살인범들이 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모이게 되고 사람이 죽어나간다.

이제 톱니바퀴는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굴러가기 시작하는데...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겐 도시의 화려함과 반짝거림이 더욱 잔인하고 두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상대적 박탈감이란 괴물은 사람들 마음속으로 절망과 자괴감을 심어주고 도시의 화려한 불빛은 그래서 더욱 조롱처럼 느껴진다.남들에겐 쉬워보이는 행복이 왜 나에겐 안되는 걸까? 수만번 되뇌이면서 내일은 내일만큼은 나에게도 행복이 찾아올것이란 믿음 하나로 힘겨운 오늘을 버티는 사람들...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맘껏 비웃으며 그들의 피를 빨아먹는 도시의 기생충과도 같은 사람...비정하고 잔혹한 현실속에서 자신만큼은 먹히고 싶지않다는 일념으로 결국엔 그들과도 같은 선택을 하는 대우가 그래서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한다.먹고 먹히는 관계가 얽히면서 이젠 누가 먹는건지 누가 먹히는건지도 모르게 된 사람들..그들 모두는 결국 뫼비우스의 띠에 갖혀서 헤어나올수없게 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의 이야기이도 하다는 것을 알기에 도시의 불빛이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이젠 비정한 도시의 맨얼굴을 알만한 나이 이기에..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해서인지 마치 영화의 한장면같이 그려놓았지만 그만큼 여백이 있고 이야기의 얼개가 꽉 짜인것처럼 느껴지지않아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