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오소
아르네 달 지음, 변용란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음악이 들린다.조용한 밤에 방안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소리..그리고 머리에 총을 맞고 누워있는 사람

피아노소리가 커지고 색소폰과 베이스연주가 이어지고 서로가 어우러져 커졌다 작아지며 멋진 하모니를 들려주다 박수소리가 나고..음악은 끝난다.그리고 찾아오는 깊은 정적속에 그는 움직인다.뭔가를 찾아 끄집어 내고 사라진다.

일련의 살인후의 과정을 마치 시계공의 정밀한 작업처럼 하나하나 순서를 밟아서 차례대로 뒷처리를 하고 살인후의 증거는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살인범...약간의 망설임도 후회도 없다.
기업가들만을 대상으로 연이어 살인이 벌어지고 그 살인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미스테리오소`

미스테리오소라는 제목이 뜻하는 바가 재즈 연주가가 작곡한 앨범의 이름이었다니..

살인과 째즈...이상하게 어울리지않을것 같으면서도 째즈라는 음악자체가 영혼을 울리고 흑인들의 애환과 가슴속의 고통을 절절히 녹이고 나온 소리라는 특징이 있어서인지 묘하게 어울리는것 같다.

독일 범죄소설상을 수상하고 덴마크 아카데미범죄소설상을 수상한..그러면서도 작가는 정작 스웨덴출신인 아르네 달의 대표소설이다.

역시 요즘 범죄소설,추리소설의 대세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같은 북유럽쪽이라는 걸 확실히 알게 해준다.

 

이민국에서 벌어진 인질사건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들어가 범인에게 총상을 입히고 인질들을 구출해 신문에 영웅으로 묘사된 옐름 형사는 세간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해서 단독으로 행동했다는 죄를 물어 직위해제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그런 절망에 빠진 그를 구한건 마침 스웨덴에서 벌어진 2건의 살인사건..그 살인사건은 저명한 그룹의 대표들을 며칠새 누군가가 마치 처형에 처하듯 머리에 두발의 총상을 입히고 죽인 사건인데 그 사건을 해결하기위해 특별본부가 결성되고 그 그룹 즉,유니트A일원의 한 사람으로 차출된것..오히려 지금보다 높은 위치 높은 급여로 전화위복한 셈이지만 기업가를 대상으로 하는 살인사건은 또다시 벌어지고 집에서는 바빠진 것만큼 아내와의 사이도 벌어지기만한다.그에게 남은건 오로지 사건뿐...연쇄적으로 같은 범인에 의해서 벌어지는 사건임에도 도무지 단서하나 찾을수 없는 살인사건은 마침내 하나의 단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벽에 박힌 총알이 그것..이제껏 박혀있던 총알을 모두 회수하던 범인이 이번엔 실수를 한것인지 아님 의도적인 것인지 총알을 남겨뒀고 그 총알에서부터 단서의 실마리를 찾아가기 시작하는 유니트 팀...

 

경제위기가 닥쳐오면 그 경제위기에 직격탄을 맞는건 늘 그 경제위기를 좌초하는 결정을 한 이사회나 책임자가 아닌 최상부의 결정에 따라 묵묵히 일하던 일반 힘없는 직원들뿐...힘없이 당하는 그들 역시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그런 가장의 몰락은 가정의 해체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제위기로 지금 세계 곳곳에서도 그저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한 집안의 가장이 이유도 모른채 경비절감이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고 있고 누구를 향해서도 그 억울함을 호소할길이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벌어지는 거대 기업들의 대표나 이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단죄의 총성은 일반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이책에서는 더불어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문제들..가난한 사람들의 끝없는 불법 이민과 그들을 둘러싼 커넥션,그리고 그들 사이로 슬며시 스며든 러시아 마피아가 일으키는 문제,불법이민자들이 차지하는 일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하층민들등 여러가지 문제의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유니트A팀이 더욱 그들 죽은 사람들간의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웟던것 같다.그들 모두가 같은 골프클럽에 소속되어있고 요트클럽에 소속되어있으며 같은 회사에 이사를 지내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공통점을 찾을수 없기에...

자신이 이민국에서 잡은 인질범의 간절한 소망을 알기에,자신 또한 일자릴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어버릴뻔했기에 옐름은 범인을 잡고서도 입맛이 쓰고 그 범인의 고뇌와 갈등을 마음속 깊이 이해하고 동질감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게다가 밖에서는 경찰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지만 집안에서는 어느샌가 설자릴 잃어버리고 소외감을 느끼는 모습은 오늘날 가장들이 느끼는 모습과 다르지않기에 더욱 범인의 모습과 겹쳐보이기도 한다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지만 불법 이민자들문제,경제위기로 설 자릴 잃어버린 사람들 문제,여기에 인종간의 갈등문제까지..지금 유럽이 갖고잇는 여러가지 문제상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도록 `미스테리오소`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과연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 음악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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