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언덕
한나 얀젠 지음, 박종대 옮김 / 비룡소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오랜 내전으로 부모와 형제,온가족을 다 잃은 르완다 소녀의 아픔을 토해내는 일기이자 희망을 찾아 한걸음씩 세상을 향해 내딛는 소녀의 고백같은 이야기이다.

먼저 이 책을 읽기전에 르완다가 왜 그렇게 오랜기간동안 내전이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알고 읽으면 더 도움이 될것이다.

독일과 벨기에에 의해 오랫동안 식민지로 있으면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가난한 후투족과 소수이면서 부를 독차지한 투치족의 갈등은 필연적일수 밖에 없고 그런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은 유럽사람들에 의해 갈등은 더 심화되어갔다. 그래서 끊임없이 정권을 차지하고 그 정권을 반대하는 반군들간의 싸움이 벌어지고 항상 소수인 투치족들이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부를 가지고 있는 투치족들은 물러서지않았고 그들간의 내전은 다른 나라의 관심에서 벗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악질적 만행으로 이어져 오고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저택에서 교사이신 부모님과 오빠,여동생과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잔.

비록 소수인 투치족이지만 여유롭고 윤택하게 살아가고 있어 걱정이라고 없는 생활을 하던 잔 네 가족에게 어느날 불시에 벼락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대통령이 타고 가던 헬기가 폭발하고 주요관리들 역시 죽으면서 투치족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피난길에 나서지만 집들이 파괴되고 거리한쪽에서 약탈당하고 거리낌없이 총들을 겨누는 사람들..그들은 같은 동네에서 자라서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이자 평소에는 의식하지않았던 후투족이었고 그들은 투치족들을 향해 망설임없는 살육을 저지른다.눈앞에서 엄마와 오빠가 처참하게 죽는걸 목격한 잔은...피난길에 오르지만 도아주는 사람도 없고 더 이상은 사람들을 믿을수도 웃을수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기만 하다.지옥과도 같은 르완다를 벗어나 유럽으로 온 잔은 혼자만 살아남은것에 죄책감을 느끼는데..

 

갓 8살을 넘긴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잔혹한 현실이다.

거기다 그들의 집을 빼앗고 눈앞에서 가족을 죽이는 사람들은 생판 모르는 남이 아닌 얼굴을 알고 지낸 사람이거나 그들을 아는 사람들이란 점이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오랜세월 동안 곁에서 빈부의 격차와 서로 다른 민족이란 눈에 보이지않는 벽이 작은 사건을 빌미로 도화선처럼 터져 무자비한 약탈과 만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소녀가 느끼는 절망과 공포를 느낄수 있었다.같은 사람이면서 다르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집에 돌아가서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보통의 사람들이라는 점이 더욱 공포스럽다.그들에게도 과연 죄의식이란게 존재하는걸까?

비겁하게 군중의 힘을 빌어 내 이웃을 ,같은 국민을 처단하는 사람들의 형태와 그들의 약탈을 지켜보면서 말없이 침묵하는 다수의 사람들 역시 그 죄에서 벗어나긴 힘들것 같다.지독한 악몽과도 같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꺽지 않았던 잔과 또다른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아이가 좀 더 크면 꼭 읽어보게 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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