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
이토 다카미 지음, 김지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17~18세의 청춘 들의 고뇌와 방황 뭐 이런 걸 생각하면 나에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책이 있다

하루키의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 책으로 하루키의 세계에 입문하고 몇년을 그의 매력에서 허우적 거렸으니..나에겐 상당히 인상적이면서도 그 나이의 아이들의 심리상태나 자기애愛 그리고 쿨한 어른인척 하고 싶어하는 어른이 아직 못 된 아이들의 허세와도 같은 심리가 잘 표현되어서 그 당시에 읽을때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내용이 충격적이라기 보다는 처음보는 문체와 미사여구없이 직선적인 표현이 그만큼 인상적이었었는데..이 책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도 상당히 또래 아이들의 심리가 잘 묘사된 책이다.극적인 사건이나 반전따윈 없어도 재미있게 읽히고 그 또래의 방황이나 고민이 잘 나타난 수작인 작품이다.

 

작은 동네에서 커온 친구들..초등학교부터 계속 같이 올라와서 남자든 여자든 서로가 잘 알고 친구이기도 한 아이들

그럼에도 아이들 사이에는 넘을수 없는 벽이 있고 서로간에 견제를 하고 있으니 작은 동네이지만 서로간에 사는 수준의 차이가 그들을 나누고 있고 오랜동안 전통처럼 견원지간처럼 서로를 견제해오고 있다.

아주 부자들이 사는 야마테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니시구아이들...

가오루는 얼마전부터 사귀는 미오가 니시구에 살고있지만 그런것에 별로 상관이 없는데 반해 미오가 잡지표지에 나오고 학교의 전통인 `미스 콘테스트`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자 오랜 친구인 가요코와 교모토는 그녀를 몹시도 의식하게 된다.특별히 고민이 없고 파티를 즐기며 그저 되는대로 학교를 빼먹기도 하는 평탄한 생활..대학조차도 큰 욕심이 없으면 적당한 곳으로 들어갈수 있기에 아이들은 따분하고 자극이 필요하다.이런 시점에 가오루의 절친인 구라모치가 새차를 타고 가다 봉변을 당하게 되고 이 일로 니시구와 야마테구 아이들은 일대 격전이 벌어지는데...

 

부잣집아이로 태어나 큰 고민 없이 자란 아이들이라 일상이 권태롭기만 하고 뭔가 재미나고 자극적인 일이 없는지 모여다니는 아이들..그래서 서투른 싸움질을 하고 서로 힘자랑을 하며 보낸다. 그날이 그날이고 직업에 대한 고민도 대학에 대한 고민도 없이 평탄한 삶이 보장되어서인지 따분하기만 한 나날이 지루하기만 하고 앞으로도 그런 지루한 삶을 살아갈것이라는 점이 불안하기만 한 가요코는 오랫동안 사겨온 남자 친구인 교코토에게 상처를 주면서 결별을 고한다. 이 모든것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이 숨어있는데..사는 형편이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미오 역시  자신의 미래를 위해 결국 이 모든 권태롭고 비루하기만한 생활의 고리를 과감히 끊는데...

이 소설에서 이런 삶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그 사슬을 끊으려고 적어도 시도라도 하는 사람이 공교롭게도 여자들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모여 다니면서 젊음을 허비하고 방황하는 어리석은 남자아이들에 비해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가진 여자아이들은 기존의 고리를 끊으려고 하지만 역시 쉽지가 않다.기존의 익숙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관성탓이기도 하고 굳이 바꿔야 할 필요성이 부족하기도 하지만...예전의 아이들과 요즘 아이들의 고민은 들여다보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우려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사실 흥미로운 부분이다.

방황하는 청춘의 심리를 억지스럽지않고 자연스럽게 묘사해서 가독성도 좋고..그들의 고민이라는게 나역시 겪어온 일이기도 해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그럼에도 방황과 갈등은 청춘의 특권이기에 오히려 부럽기까지 한 것은 이미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 갖는 회한과 같은것일까...?그래서 더욱 그들의 고민이 부럽기도 하다.

청춘의 방황을 잘 묘사한...멋진 청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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