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철없을때는 백혈병이라는 말의 어감이 좋고 TV에 나오는 아픈 여주인공들이 모두 백혈병에 걸리는 설정이 많아서인지

어딘지 순정만화주인공 같은 느낌에 나중에 병이 걸린다면 백혈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이 있다.그 병이 얼마나 무섭고 지독하게 환자를 괴롭히는건지도 모르고 어린마음에 비극의 여주인공 역활이 하고 싶었던 철없는 소녀의 꿈이었다.

이 책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말기암으로 고통받는 소녀의 이야기이다.물론 병상일지와 같은 아픈이야기가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투병생활에 촛점을 맞춘 이야기가 아닌 15세의 소녀가 첫사랑에 눈뜬 이야기이다.그래서 아픈 환자가 나오는 책 임에도 전체적으로 내용이 무겁지않고 밝은 마음으로 두아이들의 사랑하는 모습을 지켜볼수있다.

 

말기암 환자인 헤이즐은 산소탱크를 지닌채 암환자를 위한 서포트클럽에 갔다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기가 막히게 섹시하게 생긴 어거스티스를 만나게 된다.같은 환자라는 공통점은 차지하고 둘은 서로에게 뭔가를 느낀것...

어거스티스는 헤이즐뿐만 아니라 어떤 소녀라도 반할만한 외모에다 성격도 밝고 건장한 청년이었고 그런 그가 골육종환자라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정신없이 빠져드는 두사람..그렇지만 그런 와중에도 말기암환자라는 자각을 늘 하고 있는 헤이즐은 어거스티스와 거리를 두고 싶어하고 자신이 떠나가고 난뒤에 남겨진 사람이 적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지만 그런 그녀의 걱정을 단숨에 무장해제하는 어그스티스...그리고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그녀가 너무나 사랑하는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둘은 암스테르담으로 떠난다.

 

어제 본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이 말한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모두는 살아가고 있는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죽음으로 향해가고 있다고..인간은 죽음이 정해져있고 그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그말을 들으며...절대 공감했던 부분이다.주인공인 헤이즐 역시 늘상 자신의 죽음을 의식하고 있기에 보통의 사람들이 무심코하는 헤이즐의 처지를 동정하며 하는 말들속에 자신은 영원히 살거라는 착각을 비웃는 부분이 있었다.헤이즐의 대사를 보면서 나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단 한번도 죽음이라는 형태를 자신과 결부해보지않았다는걸 깨달았다.인간은 모두 죽는다는걸 알면서도..그런 헤이즐의 죽음에 대한 통찰은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인 `반 호덴`의 글속에서도 자주 볼수있다.

        

우리는 소화전에 오줌을 싸는 개들과 같습니다..모든 것에 `내것`이라는 표시를 하며 죽음으로 부터 살아위해       

스꽝 스러운 짓을 하지요...이게 멍청하고 쓸모없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주변의 암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아이가 몇살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아닌 그저 동정받아야하는 불쌍한 아이라는 단 하나의 시선밖에 없었다는걸 문득 자각하게 했다.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도 아픈건 어쩔수 없지만 갖고 싶은것도 있을것이고 사랑하고 싶은 욕구도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라는걸 문득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암환자로서 동정받기를 단호히 거부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고 주변을 사랑하는 헤이즐이야기...많은걸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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