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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핸드백 - 15세 가을 ㅣ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 1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불과 얼마전에 11세의 어린 소녀가 사건을 해결하는 데 발상의 전환을 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거나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어린 소녀가 주인공이어서인지 좀 심심하고 지극히 건전한 추리소설이었던걸로 기억한다.그래서 이 책 역시 사야카라는 15세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의 특징처럼 교훈적이거나 건전한 내용,솔직히 말하면 추리소설매니아로서는 좀 시시하지않을까 우려했었는데..다행히도 기우였던걸로 드러났다.가만 생각해보면 이 작가의 또 다른 시리즈인 `삼색털 고양이 홈즈` 역시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라는 한계를 넘어 나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줬엇다는 걸 감안하면 나의 걱정은 역시 일종의 편견이 아니었나 한다.
사야카라는 소녀가 성장하는것에 맞춰 1년에 한편씩 내는걸로 일본에서는 유명한 작품이었다니..흙속의 진주를 캐낸 느낌이라고 하면 조금 과장일까..?어쨋든 반가운 시리즈와의 만남이었다.
사야카는 반에서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아이라 인기가 많다.그런 그녀에게 의외의 친구가 있었는데..학교에도 잘 안나오고 성적도 그저 그런...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은 문제아로 보기 쉬운 마쓰이 히사요..히사요 역시 평범한 소녀였는데 부모의 갑작스런 이혼으로 빗나가기 시작했던것이고 그런 그녀에게 사야카는 유일한 친구였었다.며칠간 가출상태였던 히사요가 사야카에게 전화를 걸어와 학교에서 만날것을 약속하며 사야카에게 자신의 녹색핸드백을 주겠다는 말을 한다.그런 히사요를 만나러 간 사야카는 히사요의 끔직한 사체를 보게 되고 이는 자살이 아닌 명백한 타살이었던 것..그리고 사야카에게 남겨준다던 히사요의 녹색핸드백을 받게 된 사야카는 그 핸드백이 히사요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
일견 평온해 보이는 학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그 살인사건을 파헤쳐들어가는 15세 소녀 사야카..
조금만 일찍 학교를 찾아갔더라면 히사요를 살릴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에 사건에 깊숙히 개입하게 되는 사야카의 맹활약은 어린 소녀가 사건에 개입한다는 발상이 자칫 어색할수 있는 전개임에도 자연스럽게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고 그 원인을 해결함에 있어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해서 솔직히 놀러웠다. 학원물이라는 한계에서도 일반 추리소설과 비교해서 사건해결이나 사건의 추이,사건의 원인등이 충분히 충격을 줄수 있을 만한 내용이었고 그럼에도 학원물다운 경쾌함과 발랄함도 갖춘 작품이었다.게다가 추리소설이라면 갖춰야할 충격적인 반전까지..솔직히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그래서 더욱 이 다음의 이야기도 충분히 즐거움을 갖고 기대해 본다.
사야카..이 명랑하고 경쾌하고 영리한 소녀가 다음엔 또 어떤 사건으로 날 인도할지 즐거움을 가지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