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난 시체의 밤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요몇년새 집에 서 TV를 보다보면 짜증나는일이 있다.너무나 많은 대부업체광고들..친숙한 연예인들이 등장해서  누구나 쉽게 전화로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그 광고는 돈이 급하게 필요하거나 뭔가를 사고 싶은 젊은 사람들에게 유혹적으로 들릴것이다.그래서인지 부쩍 개인파산이 늘고 빚에 쫒겨 자살자가 늘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살인적인 이자율에 제동을 건 상태지만 다른 어느나라보다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고 있어 외국계대부회사들도 많이 들어와서 이익을 취하고 있다니..참 걱정이 되면서도 씁쓸하다.처음엔 카드로 시작해서 점차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못해 결국 대부업체를 이용하거나 카드론을 이용하고 이 마저도 힘드면 사채에 손을 내미는..한마디로 악순환이고 이때쯤이면 얼마전에 읽은 `화차`처럼..지옥으로 가는 불붙은 수레를 올라탄것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잘 자라던 사바쿠는 부모가 돌아가시고 모든게 어그러지기 시작한다.그리고 그녀를 돕는.. 엄마의 지인이 알아봐준 일자리는 힘들지만 월급은 얼마 되지않고 이 모든게 너무 싫었던 사바쿠는 자신을 변모시키면 연예인처럼 쉽고 편하게 큰 돈을 벌수있을거라 생각하고 성형을 감행한다.물론 대부업체의 힘을 빌려서..그리고 그때부터 그녀는 대부업체의 손아귀에 완전히 떨어지게 되고...부잣집 아내를 얻어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사토루는 대학강사이자 번역가지만 역시 월급은 신통치않고 그마저도 학자금을 대출할때 빌린 이자를 아내몰래 갚느라 허덕인다.생활비는 전부 장인의 손에서 나오고 그런 사토루를 장인이 마뜩치않게 생각하는건 당연한일..이 두사람이 우연히 만난다.퇴색되어 가는 고서점의 낡고 좁은 이층 하숙집에서.. 그리고 느닷없이 강렬하게 타오르는 정염에 휩싸이는 사토루와 그런 그를 말없이 받아주던 사바쿠...그런 그들이 돌이킬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모두가 흥청거리고 분수에 넘치게 빌려서라도 써대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롯이 맨정신으로 대부업체의 함정과 피해에 대해서 직시하는 단 한사람 고서점`나미다테이`의 주인은 주위에 이런 위험을 이야기하지만 당연히 귀기울이는 사람은 없다.당장 모두가 편리하게 심지어 심사조차 받지않고 대부업체까지 찾아가지않아도 언제든 돈을 빌릴수 있고 약간의 이자만으로 마치 내 통장에 들어있는 현금처럼 돈을 쓸수 있다는 유혹은 생각보다 강력한것 같다.그리고 그가 밝히는 대부업체의 가장 큰 고객은 적은 월급을 받고 일하는 저소득자라고 한다.얼핏 이해가 안가지만 오랫동안 이자가 계속 갚아나가고 원금을 갚을 엄두를 낼수 없는 사람들이야말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젖줄과도 같다니...단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보지않은 나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경제에 대해 취약한 아이들이나 청년들을 담보로 영원히 헤어나올수 없는 올가미를 씌울려는 그들의 검은 속셈과 이렇게나 중요하고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제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않는 학교도, 이 사회도 책임 회피를 하고 있는것 같아 원망스럽다.혹시 우리애도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이나 유혹에 빠지는건 아닐까? 문득 걱정이 되면서 앞으로 계속 주지시키고 주의 시켜야겠다고 생각한다.빚이라는게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건지...정말 뼈저리게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그리고 사회에 첫발을 딛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부터 지고 나오는 오늘날의 대학생들..제때에 취업조차 되지않는다면 그 학생의 앞날은 어찌 될지..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진다.더불어 돈의 두려움을 절실히 느끼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