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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이작가의 작품을 몇권 읽어봐서 원래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걸 알고 있었지만..이책 `제노사이드`는 그간의 작가의 필력을 모두 합치고도 남은 엄청난 작품임에 틀림없다.주변이웃들의 격찬이 과찬이 아니었음을..약간의 삐딱이 기질이 있는 나도 인정하지않을수 없을 정도의 대작임엔 틀림없다.엄청난 분량의 페이지는 차치하고서도 그안에 담긴 내용의 방대함과 소재가 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전문성을 요하는 내용을 읽는 독자들이 낙오됨이 없도록 가급적 쉬운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솔직히 이해하기가 쉽지않은 전문적인 내용이어서 초반에 스토리 전개가 쭉쭉 나아가지않는 답답함이 있었다.내용이 재미있고 흥미로운것과는 별도로..이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뿌듯하고 이런 작품을 읽었다는..스스로에게 대견함을 느낀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당황스러웠지만 그간 아버지와 뜻이 맞지않았던 고가는 별다른 슬픔을 못느낀다.그런 그에게 며칠뒤 아버지로부터 이상한 메일을 받고 컴퓨터와 함께 거금이 든 통장을 손에 넣고 이상하고 허름한 아파트로 인도된다.거기서 발견한건 켜지지않는 컴퓨터와 이상한 화학공식,그리고 그를 쫒는 낯선 사람들..아들이 희귀병으로 곧 죽을 운명에 처한 조나선 예거는 아들을 위한 치료비를 벌 목적으로 용병으로서의 임무를 수락하고 아프리카 콩고로 잠입한다.그곳에서의 임무는 피그미족 사이에 있는 미지의 생명체를 죽이는 일..모든게 순조롭게 작전을 펼쳐지지만 그들 팀은 뜻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희귀병에 대한 알고리즘과 인류진화의 대한 새로운 이야기, 그리고 위정자들의 정치적인 견해에 따라 그리고 그들의 인격에 따라 전쟁이 날수도 수많은 사람이 영문도 모르고 죽을 수도 있는 정치게임..책제목 제노사이드란 말처럼 종을 말살하기 위해 대량학살을 벌이는 짓은 오로지 인간만이 할수 있는 최대의 잔인함이며 이런 인류조차 초인류의 탄생앞에선 미개한 침팬지와 다름없음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대범함이 놀랍다.어디서 이런 발상을 한것일까? 오래도록 현인류가 살아오고 있어서 어느새 우리 역시 진화의 한 카테고리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강하게 펀치를 날린 가즈아키의 상상력은 방대한 지식의 산물인듯..너무나 멋진 작품이라 뭐라 말하기도 어렵다.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멋들어지게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독자의 혼을 휘저어 놓은 가즈아키..13계단이란 작품도 너무 멋진 작품이었지만 제노사이드라는 작품은 비교하기가 힘든 작품이다.치열한 두뇌게임 그리고 잘 짜여진 복잡한 그물과도 같은 스토리의 연결..읽을수록 같은 인간이라는게 슬퍼지는...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다른종의 눈으로 볼때 얼마나 잔인하면서도 어리석은 짓인지..한편의 대서사시를 본듯한 느낌이 든다.당분간은 이 제노사이드에 버금갈만한 작품을 보기 힘들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