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누구에게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장소나 혹은 물건이 있다.나에겐 특히 여고때의 장소가 그러한데 야간자율학습시간전에 몰래 학교를 빠져나와 학교 근처의 제법 유명한 빵집에서 빵이랑 팥빙수를 시켜먹고 늦어서 몰래 교실에 들어갔던일..그러다 걸려서 혼나기도 하고 했지만 선생님들도 밤늦은 시간까지 그야말로 자율적이지않은 상태로 공불해야하는 우리의 처지가 딱해서인지 그닥 진심이 섞이지않은 상태의 꾸지람이었던걸로 기억한다.그때는 왜 그렇게 공부가 하기싫었던지? 그리고 가지말라는 곳엔 또 왜그렇게 가고싶었던지..막상 나이가 되서 정당하게 가보면 별것도 아니었는데..그래도 가끔씩 비가오거나 맘이 우울할땐 그때 같이 놀았던 친구도 생각이 나고 문득문득 그 세월이 그리워지는걸 보면 나이를 먹었나보다.이책에 나오는 무지개 곶의 찻집은 사람들에게 그런 장소인것 같다.따뜻하고 그립고 마음의 위안이 되는..

 

무지개 곶의 찻집이라는 책은 실화인듯하면서도 실화는 아닌 소설이다.

작가의 고향인 치바현에 `무지개 케이프 다방`이라는곳이 실존하고 지금도 영업중이라는걸 보면 완전한 허구라고 하기도 이상하다.그리고 정말 그곳엔  이책의 각각의 주인공들처럼 아프고 상처입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들렀다 약간의 기운을 회복해서 다시금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는곳일것 같다는건 나만의 상상일까?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 다시 봄,여름 각각의 장마다 주인공인 화자가 달리해서 자신의 아프고 힘든맘을 친구에게 터놓듯이 툭 털어놓고는 마음의 짐을 벗고 다시금 시작할 용기를 가진다.병으로 아내를 엄마를 잃은 모녀의 무지개를 찾아온 여행도 좋았고 대학을 졸업했지만 어떤일을 해야할지 모르고 막연하게 취업을 할려던 청년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역시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뿔뿔히 흩어지고 결국 마지막엔 사람으로서 해선 안될일을 선택하게 된, 벼랑끝에 선 가장이야기는 읽으면서 생각할것도 많았고 나역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라서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인 실패를 딛고 힘차게 일어서도록 용기를 준 찻집주인 에쓰코의 따스한 마음이 너무나 좋았다.그리고 더불어 선택한 음악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커피로 아픈 그를 위로해주는 그녀의 찻집..정말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따듯한 커피를 내리면서 한결같은 정성으로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늘 주문을 외우는 에쓰코란 여주인은 소설속의 왠만한 주인공들과 달리 70 이 넘은 고령인데도 마음이 여유롭고 따뜻해서 우리엄마같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그런 에쓰코이지만 그녀에게도 가슴아픈 사연이 있음을 책중간중간에 아픈사람들에게 위로하면서 드러났는데 맨마지막장에 그녀의 아픈 사연을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아픈상처를 지니고 많이 아파봐서인지 다른사람을 위로하는데 있어서도 특별한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거창한 제스처를 취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서 맛있는 커피한잔 내려주고 그사람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마음을 따듯하게 위로하는 그녀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것 같다.위로에는 별다른 말이 필요없음을,,그저 곁에 있어주거나 묵묵히 아픈말을 들어주는것으로도 위안이 될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지금 힘들거나 외로울때 따뜻한 커피한잔과 이 책 한권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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