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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윤정숙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오래살았더라도 언제까지고 이해하기 어려운게 그들의 유머라는 걸 읽은 기억이 있다,그만큼 유머라는게 단순히 언어를 습득하거나 그곳에서 오래살았다고 이해할수 있는 게 아니고 그들의 문화와 관습,그리고 정서를 완전히 이해할수 있는 자만이 그들의 유머도 이해할수 있다는 것이다.그래서일까? 영국 최고의 부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43년 최초로 유머소설로서 수상한 작품이라는 이책 `영국 남자의 문제`는 그래서 더욱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그들의 유머코드가 와닿지않아서 읽느라고 내내 애를 먹었다.
학교때부터 친구인 샘과 줄리언 그리고 그들의 은사였던 리보르...
그들은 학교를 졸업하고서도 관계가 지속되어오던 사이이기도 하다.잘나가는 방송인이자 철학서를 쉽게 펴내 유명인이 된 샘 핑클러.그리고 잘생겼지만 평범하고 소심하면서 우유부단하기까지한 희극적인 비극인인 줄리언 트레스러브.그리고 최근에 인생의 반려자이자 동반자인 부인을 잃고 모든것에 의묙이 떨어진 리보르 세프치크...한달에 한두번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모든것이 시들해지던차에 줄리언이 그들과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중 강도를 만나면서 약간의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그 강도가 여자였고 그녀가 노린게 자신이 아니라 샘이 아니었을까?아무도 믿지않는 이 가설을 줄리언만 굳게 믿고자하는데 그 이면에는 샘을 향한 쥴리언의 열등감과 질투가 담겨져있다.
세남자가 주인공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샘과 리보르 사이를 질투하는 줄리언의 관점에서 쓰여진것 같다.그 둘이 단순히 유대인이라는 걸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게다가 유대인이 되어 그들 즉 그가 핑클러라 칭하는 그들 집단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열망이 결국 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는 일까지 벌이게 만들지만 그녀 역시 유대인이 아님을 알게 된 후에도 끝임없이 그들 주변을 맴돌다 결국 완벽한 유대인 여자를 만나 살림을 차렸지만 거기에서도 만족을 못하는 쥴리언..게다가 할례를 하고 안하고에 대한 논문을 발견하자마자 끝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고 갈등하는 모습은 아닌게 아니라 웃음을 자아내게한다.쓴웃음이지만..과연 그는 정말 자신의 소망처럼 유대인이 되고 싶긴했던걸까?
그가 원한건 유대인처럼 다른사람들이 자신을 봐주는것,이상도 이하도 아닌 완벽하게 관념적인 유대인의 모습이었던것 같다.그리고 그런 자신의 본모습조차 리보르의 지적으로 깨닫게 되지만 이 역시 완벽하게 믿지 못하고 찌질대는 그는 겁쟁이이자 소심한 사람의 전형적인모습을 하고 있다.이와는 반대로 유대인인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그런 모습이 시크하다고 여기는 샘을 끝임없이 질투하고 흉내내고자하는 줄리언..과연 그의 문제는 뭐였을까?
그들은 자신이 아니고자 철저히 자신을 부정하지만..그 역시도 그들의 관점에서 비롯됐을뿐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그 모습조차 본연의 모습일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