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도 품격이 필요할까?

연애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4월

살아오면서 제일 후회되는것중 하나가 뜨겁도록 사랑을 못해본것이다.

언제나 적당한 연애와 만남뒤의 이별의 순. ..이렇게 된 데에는 어딘지 좀 차가운 구석이 있고 발을 빼는듯한 분위기의 내 성격이 한몫했음이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럼에도 지금에사 왜 연애에,사랑에 풍덩 내 온몸을 던지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면 아쉽고 아쉽지만..생각하는것과 실천하는건 별개이니까..아마도 또다시 젊은날의 그때로 되돌아간데도 사랑에 온몸을 던지기는 힘들것 같다.그런 내 성격은 차치하고라도 연애에는 도대체 어떤 품격이 필요한걸까? 어떤 연애가 품격있는 연애인걸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이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전작`공항의 품격`이란 책과 시리즈적인 느낌을 주기위해 `연애의 품격`이란 제목을 정한것 같은 느낌이다.

다이코 투어리스트의 슈퍼바이저이자 독신인 엔도를 중심으로 여러편의 에피소드를 연결해 나가는 형식인데..이야기가 서로 다른듯 연결되어있다.하루하루 외국으로 출국하는 여객들과 귀국,또는 입국하는 사람들로 늘 활기차고 시끄러운 나리타공항..오늘도 그곳에는 일상이 벌어지고 있는데..특히 요즘에 문제시되고 테레리스트의 출현소동이나 공항에서의 출산등과 같은 특별한 일부터 태풍으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든가,것도 아니면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런치전쟁과 같이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풀어놓아서 지루하지않고 즐겁게 읽을수 있었다.특히 인상적인건 엔도의 연애사에 다이코 공항 사무실의 존폐가 걸리고 모두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지만 우리의 우둔하고 미련곰퉁이 같은 융통성이라곤 없는 엔도가 하는 행동의 일거수 일투족이, 재미있기도 하고 그런식으로라도 위기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비애가 가슴에 와닿았다.모든일에 철두철미하고 프로인 엔도가 연애엔 영 소질이 없어 고백조차 얼렁뚱땅 미루다 다른이의 입을 통해 하는걸 보면 웃음도 나지만 그래서 더욱 정감도 가는 캐릭터이다.

가만보면 특별할것도 없는 주인공인 엔도가 직장에서도 인정을 받는건 원리원칙을 지키는 사나이이기때문인것 같다.그래서 더욱 공항사무실의 존폐가 걸리고 직원들의 생사여탈권이 걸린 문제에서 고민하게 만든 에피소드가 재밌게 느껴지는것 같다.과연 엔도는 직장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것인가? 자신의 이념을 굽힐것인가? 어떻게 되는지 결과도 궁금했지만 그 과정을 보는것도 재미있었다.직장동료들의 느닷없는 관심과 배려가 불편해 몸둘바를 모르고 안절부절하는 엔도의 모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처리하고 당황함을 표출하지않던 엔도의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그래서 그 비교가 더욱 재밌게 느껴지기도 한다.현실에선 과연 그런상황에서 엔도와 같은 선택을 할수 있을까 싶지만 소설이기에..그래서 더욱 엔도의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소설속에서 조차 너무나 현실적이면 책을 읽는 재미도 반감되지않을까?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연애에는 과연 어떤 품격이 필요한것일까?

내 생각에는 사랑하는 데는 품격따윈 필요치않다..오롯이 사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정직하게 표현하는것..그것이 필요한 단 한가지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