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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걸음의 여행
리처드 C. 모라이스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나에겐 세상에서 젤 맛있는 요리란 우리엄마가 해주시던 김치며 된장찌게,나물무침인것 같다.
간단한 재료로 슥삭슥삭 순식간에 맛난 음식으로 조리해주시고 4남매인 우리가 맛잇게 먹는걸 지켜보시던 우리 엄마..지금은 연세가 있으셔서 예전만큼 간이 잘 맞진 않지만 지금도 난 우리엄마가 해주시는 집밥이 세상에서 젤로 맛있다.나말고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것 같은데..엄마가 자식을 생각해서 만든 밥과 비교할만한게 세상 천지 어디에 있을까?
이 책 `백걸음의 여행`도 인도의 가난한 동네에서 길거리음식을 팔고 그걸로 돈을 벌고 가게도 얻고 성장해가는 인도의 한 집안의 이야기이자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의외인것은 인도사람이 쓴 게 아니라 미국인이 썼다는것인데 미국인의 눈으로 인도인들의 세계와 철학을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중 하나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핫산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든 요리로 성장하며 온갖 향신료와 카레의 냄새를 맡고 자랐고 제법 돈도 모았지만 어느날 인도내 혁명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무슬림인 가족들이 봉변을 당하게 된다.그 일로 엄마가 폭도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없어 아빠는 가족들을 이끌고 영국으로,프랑스로 떠돌게 된다.그러다 도착한곳이 운명적인 곳 뤼메에르였고 그곳에서 인생전체를 뒤집을 만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마담 말로리..그녀는 대대로 요리사 집안에서 태어난 탁얼한 요리사였고 미슐랭의 별을 두개나 받은 요리사지만 더 이상의 별을 딸수 없을거란 깨닫음에 절망적인 상태였다가 이웃집..그야말로 백걸음도 안되는 그곳으로 이사온 핫산네 가족과 조우하게 된다.그리고 그때부터 핫산과 말로리의 인생에 서로가 전환점이 되는데...
일단 인도의 요리사가 세계최고의 요리라고 자부하는 프랑스 요리를 배우고 그곳에서 우뚝선다는 설정이 독특하지만,솔직히 미슐랭의 별이 지닌 위력이 대단하다는 걸 잘 모르는 나로선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기도 하다.엄청난 요리에 엄청난 가격 그리고 별스러운 장식들이 많아서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당황하게 만드는 프랑스 요리가 왜 그렇게 극찬을 받고 왜 별하나에 울고 웃는지 이해하기가 쉽지않다.내 생각에는 요리는 간결하고 맛있고 적당한 가격이 붙는게 최고라는 단순한 생각이라서 그런지몰라도 여기저기 불필요한 장식들은 요리라는 범주에 넣으면 안된다고 생각을 한다.그래서 핫산이 마지막으로 깨닫는 부분에는 동조가 간다.결국 신선한 재로와 그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가 좋은 요리라는 걸 절친한 친구이자 별셋의 요리사인 폴의 죽음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핫산..프랑스의 고급레스토랑이 직면한 여러가지 문제와 사보타쥬에 버금가는 고용자들의 행패등 여러가지 재미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야기 초반의 스토리 위주에서 벗어난 뒷이야기들은 조금 늘어지고 지루한 감이 있다.그렇게 노력하고 결혼조차 마다한것이 결국은 부질없어 보이는 별을 따기 위한것이었나 싶은게..왠지 좀 허무하고 뭔가 다른걸 기대했던 나에겐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