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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감 -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것저것 맛있는걸 많이 먹어봤지만..그래도 가장 맛있는건 친정엄마의 솜씨로 뚝딱 차려낸 밥상만한 것은 없는것 같다.결혼하기전에는 그냥 귀찮아서,혹은 늦잠을 자서 엄마의 차려진 밥상을 외면하고 출근할때도 많았는데..결혼해서 막상 내가 밥상을 차려야할 입장이고 보니 가족을 위해서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서 아침밥을 차린다는게 얼마나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는 작업인지 깨닫게 됐다.일단 아침잠이 많은 내가 다른가족보다 한시간은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하고 따끈한 국도 만들고 먹을만한 반찬 한두가지 만들다보면 한시간은 후딱 지나가고 그제서야 신랑과 아이를 깨우면 졸린 눈을 하고 아침을 먹는 모습에 그때까지의 피곤함이 싹 가신다.아마도 우리엄마도 그런마음으로 우리들의 아침밥을 만드셨겠지?
이 책 사랑도감은 일단 사랑이야기이다.
우리에겐 흔하게 보인던 길가의 야생초를 각종 나물로,혹은 여러가지 반찬으로 만들어서 그녀와 먹으며 서로 사랑도 키워가는 두 주인공들..회사에서의 회식으로 약간은 취기가 오른 상태로 귀가하던 사야카는 집앞에 쓰러져있는 남자 이츠키를 발견하고 그를 재워주기로 하면서 예의바른 남자와의 동거가 시작된다.그냥 잠만자고 식사와 가사를 책임지기로 한 남자 이츠키는 일단 알뜰하고 너무나 바지런하다.게다가 그가 만든 요리란 별다른 조미료를 첨가하지않고 담백하지만 너무나 맛있고 깔끔하다.항상 제철 나물과 채소를 이용한 살림솜씨에다 너무나 해박한 식물에 관한 지식은 일반사람들과 분명 다른점이기도 하고 외모엔 그다지 신경을 쓰지않는 담백한 남자.그와 같이 살면서 흔하게 지천으로 널려있는 ..이른바 `잡초`라고 알았던것에도 이름이 있고 너무나 맛있는 반찬이 되기도 하다는걸 알게 되면서 그에 대해 점점 호감을 느끼게 되고 맘속으로 사랑도 같이 키워나가는 사야카..그녀가 그에 대해 아는건 단지 이름뿐!
그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숨겨져있는듯 하다.
일단 책이 너무 이쁘다.
중간중간 챕터마다 새로운 ,혹은 우리가 알고는 있었지만 잘은 몰랐던 각종 야생초의 이름과 그를 이용한 조리법을 너무나 맛깔난 표현을 이용하여 소개해서 갑작스럽게 그 식물에 대한 호감도를 급상승시켜준다.정말 이렇게 조리하면 맛있을까...? 이런 의문도 가지게 하고..책에선 흔하게 볼수 있다고 소개는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건지 너무나 궁금해서 나로하여금 그 이름을 검색하게 하기도 한다.책에 너무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야생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를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그 조리법에는 샌드위치에 나물넣어 먹기나 된장국에 양상추를 넣는다던가,머위와 같은 나물과 바케트 빵에 얹어먹기등 생각도 못한 조리법이 등장하고 연인이 만들어준 그 요리들을 너무나 맛있어하며 달게 먹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부러움을 넘어서 질투가 나게 만든다.그리고 솔직히 의문도 생긴다.정말 이런 기상천외한 조리법이 먹는 게 가능한걸까? 그 맛은 정말 맛있을까?
너무 이쁜 이 책에 삽화로 중간중간 요리법레시피가 들어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녀을 위해 만들어준 도시락의 메뉴라던가..아님 나물 파스타 같은건 맛이 어떨지 읽는 내내 궁금했다.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건 나만은 아닐듯...
문득 길가에 핀 꽃들의 이름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