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아래 봄에 죽기를 가나리야 마스터 시리즈
기타모리 고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는 그다지 친숙하지않지만 일본사람들에겐 친숙한 하이쿠라는 장르가 있다.

일종의 글귀와 운율을 맞추는..우리나라 시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어쨋든 이 하이쿠가 보기보다 까다롭고, 운율을 맞춰서 그 느낌을 잘 살려야하기때문에 하이쿠시인을 운치있고 어딘지 품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 책 `꽃 아래 봄에 죽기를`도 곳곳에 하이쿠가 등장하기도 하고 제목에서부터 운치를 느끼게 하는 추리소설이자 일종의 감성소설같은 맛을 낸다.

6편의 단편을 실어놓았는데,각각의 단편이 우리가 흔하게 접할수 있는,특이하지도 그다지 잔인하지도 않은 사건들이라 마치 일상과도 같이 느껴질정도지만,그럼에도 사건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사나 개인사가 담겨져있어 흔하게 봐온 추리소설과는 그 성격이 좀 다르다.

 

하이쿠시인이자 초로의 노인이 잠자듯이 홀로 외로이 죽음을 맞는다.가족도 없고 친구라 할만한 사람도 없는 일종의 고독사.그런그를 안타까이 여겨 하이쿠모임인 `자운률`회원이자 죽은 쇼고에게 일종의 친밀감을 느꼈던 젊은 여성인 나나오가 그의 고향이라 추정되는곳을 찾아나선다.그가 족보도 없고 진짜이름조차 밝힐수없었던 사연을 찾아서...

첫번째 사연과 맨 마지막 사연인 `물고기의 교제`가 연작형식으로 되어있고 나머지 4편은 각자가 이 책의 주 배경인 맥주바 `가나리야`에 자주 모이곤하는 단골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사건이나 사연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그리고 그 바의 주인이자 타고난 요리사이고 탁월한 관찰력과 직관,그리고 통찰력으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우리의 탐정역인 `구도`가 그 사건들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식인데...

 

대부분의 사건들이 복합구조형식을 띄고 있고 하나의 사건속에 숨겨진 또다른 사건을 연결해서 풀어내고 있다.이를테면,`살인자의 빨간손` 같은 경우는 현재 벌어진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목격자아이의 말에서,그리고 아이들 입에서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의 진실이야기를 통해 14년전에 있었던 사건의 실마리를  같이 풀어준다던가하는 식으로..

대부분의 글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가고 있어 사건위주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밋밋한 감이 있을것 같다.사건위주의 이야기가 아닌,그런일을 일으킨 사람들의 사연을 위주로 그려놓아서 왠지 그럴수도 있었겠다하고 동조할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무엇보다도 동네의 사랑방 같은 역활을 하는 맥주바인 `가나리야`같은곳이 나에게도 있다면 하는 소망을 품게 한다.조용하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멋진 요리를 하는 `구도`같은 주인이 있는곳이라면 나 역시도 단골이 될텐데...

색다른 감성적인 추리소설을 원하는 사람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