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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없는 교실
랄프 플레처 지음, 유미래 옮김, 오은옥 그림 / 시소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애가 벌써 열 두살..엊그제 태어난것 같은데 벌써 이만큼 세월이 흘렀다는게 믿기지 않을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가끔 자는 아이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기도 하고 어루만져보기도 하지만 이렇게 큰 아이가 내 뱃속에서 나왔다는걸 여전히 실감하기 어렵다.이런 내 심정과 달리 아이는 확실히 무럭무럭 성장 중인것 같은게 요즘들어 부쩍 반항도 하고,자기 주장도 강하게 하면서 애를 먹이는 경우가 있다.대답도 잘 안하고 무슨생각을 하고 사는건지...
늘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성장해서 하나의 인격체로 자라고 있다는걸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계속 아이로 있었으면 하는 부질없는 바램을 가지기도 한다.
이 책 선생님 없는 교실은 단 하루 동안 있었던 이야기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인 6학년 2반 담임 파비아노선생님은 오늘 학교에 오시지않는다.그래서 다른 대리선생님이 오시기로 한 상태이지만 어쩐일인지 그 대리선생님도 모습을 보이지않고 학교내에선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물론 6학년 2반 아이들만 빼고..아이들 사이에 의견이 나뉘기 시작한다.얼른 교장선생님께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아이와 그냥 우리끼리 한번 지내보자는 아이들.결국 아이들끼리 지내기로 결정하고 반 대표인 카렌이 앞장서서 시간표 대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런저런 소동은 있어씬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이 마지막 수업인 바스티앙..
그 바스티앙을 보내는 기념으로 `돌맹이와의 대화`가 시작되고 조용하던 교실에 싸움소리가 나는데...
늘 어리게만 봐왔던 아이들이 모처럼 자발적으로 뭔가를 생각해 내서 실천한 하루동안의 이야기이다.
의견충돌도 있었고 늘 문제를 일으킬려는 말썽쟁이도 있었고,불만투성이에,친구의 죽음으로 말을 잃어버린 아이등..평범하다면 평범하지만 어딘지 특별한 구석이 있는 아이들의 좌충우돌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웃음도 난다.그리고 그저 어리기만 한게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의 작은 머릿속에 이런 생각들이 있었구나 싶은게,자기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반성하는 모습은 덜 떨어지고 미숙한 일부 어른들보다 더 의젓하게 느껴진다.생각했던 것보다 우리아이들을 더 믿어줘도 되겠다 싶다.
특히 자신이 너무 사랑하는 애완견 파블로를 친구에게 보내주는 바스티앙의 행동,말을 잃은 레이첼이 비행기를 좋아하고 집착하는듯한 태도가 뭘 말하는건지를 알면 왠지 가슴이 짠해졌다.
어쩌면 아이들은 어느새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그런 모습을 부정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읽으면서 가슴이 따뜻해지고 정말 조금씩 우리아이를 믿고 책임을 지워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