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세기의 사랑이라 할만하다. 어릴때..한창 예민하던 16살...처음으로 가슴에 와닿는 시가 하나 있었으니... 엘리자베스브라우닝의 시였다.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느냐구요? 한번 헤아려보겠습니다....로 시작되는... 너무나 절절하고 싯귀가 가슴에 와닿아 예쁜글씨로 글을 쓰고 코팅을 해서 친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돌리기까지 했으니... 그리고 그때 읽었던 엘리자베스와 로버트브라우닝의 사랑이야기... 너무나 아파서 오래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은 엘리자베스와 그런 그녀를 단 한번도 보지않고 오로지 시로..서신 만으로 사랑이 깊어져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쓰고 사랑의 도피를 감행한 그들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떨리고 두근거리며 로맨틱하게 여겼는지... 지금 ...나이를 먹고 삶에 찌들어서인지 어느덧 사랑에 무뎌지고 시니컬해진 나에게 이책은 다시금 그때의 가슴떨림을 기억하게 했다. 그리고 사상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후미코와 박열의 사랑 처음 옥중에서 찍은... 그들의 과감한 포즈의 사진이 인상깊었고... 그 시절...여자의 몸으로 과감히 나라를 부정하고 천왕을 부정하고...연인과의 투옥을 선택한... 너무나 무모해서 두렵기까지한 그녀...후미코의 사랑은 솔직히 이해하기 쉽지않다. 천왕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증명하기위해 폭탄을 투척할 계획을 세우고.. 너무나 무모하지만 끝까지 당당한 아나키스트...그녀는 진정한 혁명가였다 사랑이란 감정은 그끝이 있는 유한한 감정이라서 더 강렬한것일까...? 지금의 잣대로 보면 어처구니없는 희생을 하고 그 사랑에 인내하는 그들이 어리석게까지 보이는건.. 역시 세속의 물이 든 탓일것 같다. 잘 몰랐던 버지니아울프의 사랑과 빅토리아 여왕의 사랑도 이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시대와 신분을 막론하고 정치와 이념도 뛰어넘는...그야말로 그 모든걸 넘어서는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때문인가보다... 사랑...그래서 더더욱 귀하고 가치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과연 이렇게 온 마음을 바쳐서 사랑을 해봤던가...쓸쓸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