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계절 - 제5회 마쓰모토 세이초상 수상작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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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수사보다 그 범죄를 조사하고 검거하는 경찰 조직 내부의 모습과 심리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작가가 요코야마 히데오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경찰들의 내부 모습도 일반 직장인들이 겪는 일상과 그다지 차이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들 역시 같이 출발했던 동기보다 단 한발이라도 앞서 출세를 원하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자신의 공적을 돋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같은 직장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여기에 더해 경찰 조직의 특수성 즉 상명하복이라든가 혹은 경직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 있는 병폐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첫 번째 작인 그늘의 계절과 마지막 작인 가방이다.

그늘의 계절에서는 검거율이 높고 성과가 큰 사람이 승진하는 건 당연하지만 일정 기간 별 탈 없이 근무하면 단계적으로 승진한다는 암묵적인 조직의 룰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한 경찰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조직의 내부 개편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라 당연히 물러날 줄 알았던 사람의 사태 거부는 이내 인사에 큰 파란을 몰고 오고 이 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뒤죽박죽되어버릴 뿐 만 아니라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음에 인사담당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는 왜 이제까지의 관례를 깨고 퇴직을 거부하는 걸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담당자는 자신의 승진에 명운을 걸고 임하지만 뜻밖의 결과를 맞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검은 선에서는 한 여경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그녀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남성 중심조직 내에서 갖는 여경의 위치와 고민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들 역시 사명감을 가지고 임무에 임하지만 오래된 통념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관내에서 마스코트처럼 비치고 소비되는 현실에 깊은 고민을 할 뿐 아니라 같은 여경 사이에서도 서로를 신뢰하거나 다른 가치관으로 갈등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조직 내 치열하기까지 한 권력 추구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 작품이 가방이다.

의회 대응이 주요업무인 경무부 비서과의 남자는 야심이 크고 출세욕이 많은 남자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폭탄 즉 자신이 맡고 있는 의원 중 한 사람이 경찰의 높은 분을 모시고 하는 회의에서 현재의 경찰을 질타하는 질문을 할 거라는 소문이 들려오면서 벌어지는 사태를 그리고 있다.

그 의원의 질문에 고위 경찰이 제대로 된 답을 못할 경우 자신이 어떤 처지에 처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만 의원은 제대로 상대를 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그가 가진 무기가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절체절명의 순간은 다가오고 피가 마른 남자의 심리묘사와 이후 벌어지는 뜻밖의 반전은 경찰이라는 조직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흠칫 놀라게 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 역시 갖게 만들었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완전한 악인이 등장하진 않는다.

우리와 그다지 차이가 없는 평범한 모습 속에 숨겨진 욕망과 어둠의 감정 그리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면서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연작소설이라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고 자극적인 소재가 없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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