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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평점 :
우리에게 오베라는 남자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신작 나의 친구들은 읽으면서 사람들 마음속에 숨겨 둔 어린 시절의 친구를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그저 하루하루 뭘 하며 놀지가 가장 큰 숙제였던 시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이 책에 나오는 친구들은 그런 어린 시절보다 조금은 더 나이를 먹은 열네 살에서 열다섯으로 넘어갈 즈음의 사춘기 아이들이다.
게다가 4명의 친구 중 어느 하나 평범한 가정이 없다.
어쩌면 그래서 서로에게 서로가 더 가족보다 소중하고 절실했는 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술만 먹으면 괴력을 휘둘러 집안에서 폭군처럼 행세하는 아빠를 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암으로 투병 중인 아빠를 둔 아이가 있고 늘 파티를 즐기며 자신의 아이를 보살피지 않고 그저 문제가 생기면 훌쩍 딴 곳으로 떠나는 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아빠를 둔 아이도 있다.
그리고 그 아이들 모두가 사랑하는 한 명의 화가가 있었다.
왜소하고 소심하지만 마음속에 거대한 우주를 품고 있는 천재화가!
하지만 남과 다른 그 아이를 부끄러워하는 부모를 둔 덕분에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소년이었다.
그들은 처음 보자마자 서로를 알아봤을 뿐 아니라 서로에게 전부였다.
이야기는 그들의 빛나는 시절인 14살 즈음이 아니라 그 이후 25년이 지난 후부터 시작된다.
세계적인 화가가 어린 시절 그린 첫 작품의 경매가 열린 날 자신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그 그림을 단순히 자산 가치로만 여기는 부자들에게 화가 난 소녀는 그들 모두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그 그림을 그린 화가를 만나게 된 소녀 루이사
화가는 그 소녀를 보자마자 자신들과 같은 부류의 사람임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자신의 그림을 그녀에게 맡긴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림을 소유하게 된 소녀와 화가를 너무나 사랑했던 친구 둘이서 그림을 팔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며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녀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나의 친구들은 영화로 치면 로드무비 같은 느낌이다.
여행에서 겪는 온갖 일들과 자신들의 어린 시절 무엇보다 소중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두 사람
그들은 서로가 같은 종류의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자신들을 돌봐줄 어른의 부재로 인해 얻은 상처는 누군가를 온전히 믿을 수 없게 만들었지만 그들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라는 존재가 함께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는걸...
외롭고 힘든 삶의 여정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친구라는 존재의 가치를 무엇보다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