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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방정식 2
보엠1800 지음 / 어나더 / 2025년 9월
평점 :
악연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기억을 간직한 채 다시 회귀한 세상을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 매들린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꾸고자 노력하지만 쉽지않다.
우선 멀리하고자 했던 과거의 남편 이언과는 계속 엮이게 될 뿐 아니라 그가 당한 비극을 모두 지켜보면서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던 연민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더욱 그렇다.
변해가는 세상에 홀로 고독하게 맞서는 듯한 그의 모습은 거부감이 들면서도 자신을 향한 눈빛을 보면 마음이 설레게 되고 자신도 모른 새 그를 향한 마음이 커져감을 느낀다.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들어가는 과정이 과장되지않으면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려놓았다
특히 로맨스 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분위기 즉 귀족사회는 붕괴되고 여성의 지위가 변해가는 과정 역시 흥미롭게 그려놓았다.
반면에 10대를 넘게 이어온 부유한 백작가의 상속자이자 잘생기고 당당한 외모로 세상 거칠게 없었던 이언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한 행동으로 얼굴에는 화상을 몸은 큰 부상을 입게 되면서 어둡고 염세적인 사람으로 변해버리고
매들린 역시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간호사로 일하지만 앞날을 알면서도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모습이 설득력있게 그려져있다.
특히 과거 자신의 남편이었던 이언이 전쟁 후 변해버린 모습처럼 성격도 변해가는 걸 보는 게 힘들어 스스로의 맹세를 저버리고 그와의 만남을 이어가게 되는 매들린의 심리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과거에는 그저 오만하고 독선적이라고만 생각했던 모습에서 의외의 다른 모습... 가족을 속박하고 군림하며 명령하던 권위적으로만 느껴졌던 모습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이언 역시 태어나면서부터 귀족의 신분으로 그리고 한 일가를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만 배웠을 뿐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고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그저 아는 대로 매들린을 보살피고 도움을 주는 걸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악연으로 끝난 후 회귀를 통해 다시 만나 결말을 바꾸고 뜨겁게 사랑하면서 알콩달콩 달달함을 기대한 로맨스 독자라면 기대와 다른 전개에 당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상대방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서로 비난하고 피하기 바빴던 두 사람이 전쟁과 이후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면서 상대를 받아들이며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져있어 개인적으론 상당히 좋았다.
읽으면서 고전 오만과 편견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이 책은 나름의 매력이 충분해 판타지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어필할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세계 1차 대전으로 급격하게 변해가는 사회 모습을 비롯해 대공황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많은 자료와 조사를 한 노력이 보여서 더 마음에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