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루인 수사의 고백 캐드펠 수사 시리즈 1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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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음을 앞에 두면 자신의 모든 삶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말이 있다.

물론 직접 죽음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이 말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자신할 수 없지만 그만큼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속세를 떠나 종교에 귀의한 사람도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을 것 같은 것이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하고 실수를 하는 법이니까...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도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열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폭설로 주저앉은 수도원의 지붕을 수리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서 살아나온 할루인 수사의 사연으로 시작한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고백한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과의 결혼을 여자 집안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채 실의에 빠져 충동적으로 수사가 된 할루인은 이후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걸 고백하면서 속죄의 뜻으로 자신의 과거로 순례길을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그의 순례길에 캐드펠 수사가 함께 하게 된다.

이제까지 다른 시리즈에서와 달리 이야기가 중간을 넘어갈 때까지 살인사건이 벌어지지 않고 할루인 수사의 과거 이야기와 연인과의 안타깝고 슬픈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데 이건 또 이것대로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젊고 건강한 두 사람이 왜 맺어질 수 없었던 걸까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 의문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풀리게 되는 데 그 과정이 마치 마법같이 느껴지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살인사건이 이 모든 일들의 전말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질투란 게 참으로 추악하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또한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을 한 할루인의 이후의 삶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만약 그때 그가 조금 더 자신을 믿고 버텼더라면 이후의 삶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눈으로 발이 묶인 캐드펠과 할루인을 이끌어 마침내 어그러졌던 운명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에 어떤 드라마보다 더 감탄을 하게 했다.

어떤 로맨스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 해서 인상적인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좋았던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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