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턴 숲의 은둔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4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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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에서 반평생을 지내다 신의 뜻에 따라 종교에 입문해 수사가 된... 출발부터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이력을 가진 캐드펠수사는 특유의 관찰력과 통찰력을 발휘해 사건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데 탁월함을 보인다.

일찍부터 종교에 귀의한 사람들의 순진함과는 조금 다른... 어찌 보면 속세에서 산 세월만큼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서인지 모든 것을 볼 때 보이는 것을 전부 믿지 않을 정도의 능숙함도 그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주인공의 특이한 이력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라는 요소가 이 시리즈가 세월을 넘어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캐드펠 시리즈를 보다 보면 우리가 잘 몰랐던 중세의 유럽 역사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된다.

같은 핏줄이면서도 왕위를 위해 서로 목숨을 걸고 전쟁을 하는 두 사람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이야기도 그렇고 이로 인해 잉글랜드 전역이 두 파로 갈라져 오랜 시간을 내전에 휩쓸리게 된 과정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내전 속에서 자신의 재능으로 사람들을 보살피고 치료를 하면서도 속세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캐드펠 수사의 활약은 자연스럽게 빛난다.

이번 편에선 어린 나이에 영주가 된 소년의 대리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할머니와 수도원과의 대립이 주가 되고 이 대립의 이면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욕심과 야망이 불러온 소동을 그리고 있다.

아직 어린 소년을 이용해서 더 넓은 땅을 차지하고자 하는 노부인의 야망은 집요하기 그지없어 소년보다 열 살이 넘는 여자와의 결혼을 추진하지만 당시의 사회에서는 이런 정략혼이 비록 가혹한 방법일지라도 특이한 경우는 아니었다.

여자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부모의 뜻을 거스를 수 없을 뿐 아니라 여자의 지위에서는 어떤 반대도 할 수 없는 위치였다는 걸 보면 소년의 상대 여자 역시 딱하기는 마찬가지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이나 방법도 다 용인되던 시대였다.

이런 와중에 에이턴의 숲에 은자와 젊은 청년이 나타난다.

그들은 숲의 오두막에 기거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도와 칭송을 받지만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두 사람... 과연 이 들의 정체는 뭘까?

스티븐 왕에 의해 사방이 포위된 상태에서 자신을 위해 재산 전부를 바친 성주를 위해 귀중품과 편지를 몰래 보내려던 모드 왕후의 전령이 말만 남긴 채 사라진 상태라는 걸 초반에 스치듯이 흘려놓고 이 사실과 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특유의 통찰력과 추리로 하나둘씩 맞춰 나가는 캐드펄 수사의 활약은 이번 편에서도 빛이 난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두 사람의 권력 전쟁의 결말이 궁금해 여기저기 찾아보게 되었고 그 결말을 알고 보니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시리즈 전권을 다 갖추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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