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편지
설라리 젠틸 지음, 최주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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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소설을 쓰기 위해 도서관에 왔던 여자는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세 사람과 급속도로 친밀해지게 되지만 경찰의 방문으로 사건의 혼돈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그날 도서관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으며 네 명 중 한 명에게 혐의가 있었지만 이 내 또 다른 사람이 누군가의 습격을 받게 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하다.

하지만 죽은 여자와 네 명 중 한 명이 아는 사이였으며 또 다른 사람에게는 살인으로 복역했던 과거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무고하게만 보였던 그들 중에 살인자가 있음이 드러난다.

그다음은 짐작하듯이 과연 누가 범인일까 하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면서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그 과정에 오해와 반목이 있고 로맨스도 곁들였을 뿐 아니라 의외의 곳에서 허를 찌르는 전개로 의심을 심어놓기도 하는 등 재밌지만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게 흘러가는 듯하다.

사실 이 정도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재밌기는 하지만 호주 다빗상과 네드켈리상을 수상하고 사람들로부터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지적인 미스터리라는 칭송을 받기엔 다소 아쉽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이 짜잔 하고 등장해 이제까지 편안하게 흘러가던 전개 방향을 완전히 뒤집는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진짜라고 볼 수 있을 듯...

마치 평범한 일상에 숨은 악의 모습처럼 겉으로 봐선 절대로 알 수 없는 진실이 책을 읽는 도중에 튀어나와 독자를 놀라게한다.

사실 책 속에 나오는 네 사람과 살인사건이 얽히는 이야기는 진짜 겪는 게 아니라 소설 속에 나오는 스토리 즉 액자식 구조의 방식이다.

호주에 사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해나와 작가 지망생이자 미국에 있는 리오와의 편지를 통해 해나가 쓴 소설 이야기를 주고받는 식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은 해나가 쓴 소설과 해나와 리오와의 이야기 2편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 자체도 흥미진진했지만 해나의 소설을 읽고 감상평을 보내면서 미국과 호주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표현에 대한 조언으로 시작해서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소설 속 캐릭터에 몰입하다 못해 해나에게 작품에 대한 간섭과 스토리 수정까지 요구하는 등 리오가 변해가는 모습에서 평범하지 않은 광기가 느껴진다.

처음엔 친구에게 하듯 진솔하고 다정하며 평범해 보였던 리오의 변화되는 모습은 마치 스티븐 킹의 유명한 영화 미저리 속 여주인공을 보는 듯한 섬뜩함을 준다.

책을 읽는 사람에겐 소설 속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는 즐거움에다 평범함으로 가장한 광기 어린 한 남자의 집착이 빚어내는 이야기...마치 2편의 이야기를 보는듯한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표지부터 출판사의 정성이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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