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통에 빛나는 사립 학교... 그리고 그 안에서 묵시적으로 자행된 온갖 범죄를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 형식으로 고발하고 있는 이 작품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는 뉴욕 타임스에서 21세기 100대 소설에 선정된 작가 레베카 머카이의 작품이다.작가의 이 작품에는 현대 사회에서 문제시되는 온갖 범죄가 나온다.그루밍 성범죄,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폭력적인 문제 그리고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언론과 대중은 상대에 따라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그 차별화된 시각 역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학교 안 그것도 유명 기숙학교에서 한 여학생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이 사건이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데에는 피해 학생이 뛰어난 미모의 백인이고 어렸으며 부자라는 점이었고 그런 소녀를 죽인 범인이 체육 교사이자 흑인이었다는 점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자극적이었다.이런 조건은 사건 당시 범인이 체포되어 사건이 종결되었음에도 시시때때로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언제나 진범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던 주인공 보디 케인은 사건이 발생한 지 23년 만에 모교로 돌아갈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재수사를 하고 싶어 한다.그리고 그런 그녀의 마음처럼 그녀가 맡은 학생 중 몇몇이 이 사건을 다루고 싶다며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녀와 학생들은 힘을 모아 사건을 하나둘씩 재구성해서 그날 밤 진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확인해간다.이 과정에서 보디는 당시에는 몰랐거나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들... 모두에게 인기가 있었던 탈리아를 두고 남학생들이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때와 다른 시선과 관점으로 보면서 많은 점들이 생각과는 달랐다는 걸 깨닫는다.또한 처음부터 탈리아를 죽인 범인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보디는 조금씩 그 사람의 정체에 다가가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와 탈리아와의 관계를 증명할 방법 또한 없었다.단지 보디가 목격한 몇 번의 은밀한 장면들과 시선만으로 그의 죄를 증명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탈리아의 가족 또한 또다시 사건을 재수사 하는 걸 원치 않았다.그들에게는 이미 범인으로 증명되어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오마르 외에 다른 범인의 존재를 믿을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미모의 백인 소녀 그리고 같은 학교 내에서 은밀하게 소녀의 주변을 맴돌던 흑인 청년 그리고 증거가 그를 지목하는 데 다른 사람을 조사할 이유를 알지 못했던 경찰들에 의해 사건은 종결되었다.이렇게 모두에게 주목받았던 사건을 단숨에 해결함으로써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던 사람들과 이 사건을 취재하는 데 혈안이 되었던 언론들에 의해 억울한 사람이 나오게 된 과정과 그 사건에서 진짜 살인범이 있을 수 있음을 학생들과 보니의 취재 조사에서 하나둘씩 드러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작가는 그 과정에서 90년대 당시 어디에서나 존재했던 여성을 바라보던 왜곡된 시선과 성희롱은 물론이고 학교 내에서조차 이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점... 그리고 또래 남학생들조차 같은 동급생인 여학생을 은밀하게 성적 대상으로 삼는 걸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자신들의 메달처럼 자랑스럽게 여겼던 문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의 변화를 문장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익숙해지고 이야기의 제대로 탄력을 받으면서부터는 상당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나에게도 익숙했던 90년대를 회상하면서 진짜 범인의 죄가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해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