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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지연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2월
평점 :
오래전 사랑의 유람선이라고 하는 인기 있었던 외화 시리즈가 있었다.
큰 유람선 안에서 일어나는 온갖 소동과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역시 유람선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이었다.
세계를 일주하는 유람선 펠리시타 호에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사람들이 승선했다.
그중에서 특히 마리와 안 그리고 카미유는 온갖 국적의 사람들 중에서 프랑스인이라는 공통점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친밀해진다.
세 여자는 각자 현실을 잊고자 이 배에 올라탄 것인데 마리는 결혼생활 내내 자신을 무시하고 바람을 피운 남편에게 지쳐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었고 안은 오랫동안 곁에 있었던 연인과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 한 충격으로 그리고 카미유는 누구와도 사랑을 할 자신이 없어 이 배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 모르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목적을 가지고 이 배 펠리시타호에 승선했다.
나이가 다른 세 여자는 서로를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주면서 때로는 응원을 하고 도움을 주는 관계로 발전해 차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마리는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에 그동안 남편과 가정을 위해 잊고 살았던 소녀 마리의 꿈... 사진으로 만 봤던 세계 곳곳을 직접 여행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건 물론이고 주부이자 아내가 아닌 마리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안 역시 반평생을 함께 해와서 익숙하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소홀했던 동반자 도미니크의 소중함과 그와 함께 하는 나날이 영원하지 않음을 절실히 깨닫는다.
카미유 또한 누구를 사랑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언제나 거리를 둔 이유에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는걸... 그 밑바탕에는 어릴 적 뚱뚱해서 누구와도 친할 수 없었던 상처가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다가온 사랑을 받아들일 용기를 얻게 된다.
이렇게 각자는 펠리시타 호를 타고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동안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을...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과의 로맨스를 이룬다.
절망스러운 마음과 후회하는 마음으로 도망치다시피 승선했던 펠리시타 호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그려진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는 가독성 좋고 중간중간에 몽글몽글한 로맨스도 있어 부담 없이 읽어도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