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소원했던 딸아이로부터 결혼한다는 연락이 왔다.
너무나 반갑고 이제까지 소원했던 관계도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라도 빨리 결혼할 상대도 만나고 싶지만 딸아이의 반응은 어딘지 시원치 않다.
아직 어색해서일까?
어렵게 마련한 자리에서도 어딘가 어색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웬일인지 사위 될 사람이 자신을 꺼리는 것 같다.
결정적으로 화장실 변기 안에 숨겨져있었던 물건을 본 후 더욱 이 결혼이... 아니 딸의 남편이 될 상대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딸은 또 왜 이렇게 결혼을 서두르는 걸까?
얼마 전에 읽었던 히든 픽처스를 쓴 작가의 새로운 신작 블라인드 웨딩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인 결혼을 소재로 가지고 왔다.
누구나 한 번쯤 결혼을 했거나 결혼에 대해 생각해 봤을 건데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사람마다 다를 건데 작가는 여기에다 비밀이 있는 듯한 배우자라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섞어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들었다.
평생을 성실하게 일해온 프랭크가 오랫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않던 딸아이 매기로부터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의 관계가 여느 평범한 부녀관계가 아니라는 점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누가 봐도 이상한 약혼자의 태도나 결혼식 당일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 시어머니 그리고 프랭크 앞으로 딸아이의 약혼자와 다른 여자가 함께 있는 누군가가 보내온 수상하기 그지없는 사진까지...
알고 보니 딸아이의 약혼자랑 알고 지낸 한 여자가 실종된 채 아직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렇게나 문제가 많은데도 매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이 결혼을 끝까지 감행하고자 하지만 프랭크는 여느 아빠처럼 강력하게 이 결혼을 반대하지 못한다.
다시 딸과의 관계가 멀어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수상하기 그지없는 결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진실 찾기 게임 같은 블라인드 웨딩은 진실이 눈앞에 있음에도 인정하지 못한 결과가 어떤 파국으로 치달아가는지를 흥미롭게 그려놓았다.
자식의 잘못을 이성이 아닌 감정적으로 대한 프랭크의 잘못은 부모라면 대부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가독성도 좋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나무랄 데 없어 단숨에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