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엘레나 아르마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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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어도 설레는 로맨스물은 어릴 땐 어린 사람들의 풋풋한 사랑이... 나이 들어선 연륜과 관록이 있는 사람들의 농익은 사랑이 끌린다.

그래서일까 페이지를 뜨겁게 달구며 타오르는 로맨스라는 문구만으로도 벌써 설렘을 느끼게 한 스패니시 러브 디셉션은 어른들의 연애소설이다.

일단 여주인공 카탈리나는 첫사랑의 실패 후 도망치다시피 고향을 떠나 뉴욕으로 온 커리어 우먼이다.

자신의 일도 잘하고 똑똑하며 매력적인 여자지만 첫사랑에서 얻은 상처로 쉽게 남자를 사귀지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사랑하는 언니의 결혼식에 신부 들러리로 참석해야 하는데 그 결혼식에는 그녀에게 엄청난 상처를 안겨줬던 전 남자친구가 신랑 들러리로 참석하는 건 물론 약혼녀까지 동반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여기에다 가족들의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새 남자친구와 함께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말해버린 것

이제 결혼식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어디선가 반짝이고 빛나는 남자친구를 구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거였으면 첫사랑 실패 후 6년이나 남자친구 없는 솔로였을까...

그런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던 날... 그녀와 천적관계인 남자 에런에게 들켜버리고 여기서 그는 뜻밖의 제안을 해온다.

자신이 그녀의 남자친구 역할을 해주겠다는...

절대로 절대로 그는 안된다고 결심하지만 가족들의 걱정과는 별개로 6년 만의 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서 초라하게 싱글로 참석하기는 더 싫어서 어쩔 수 없이 그와의 가짜 연인 행세를 하기로 한다.

이후로 벌어지는 일들은 로맨스 소설의 공식처럼 흘러간다.

서로 사소한 의견 다툼으로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지만 에런이 그녀의 상사로 승진하기도 하는 등 온갖 장벽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안 어울릴 것 같은 커플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림을 숨기지 못하고 점점 더 서로에게 빠져들어가는 과정을 어른들의 로맨스답게 조금은 화끈하면서도 에로틱하게 그린 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어릴 적부터 온갖 설정이 나오는 드라마를 섭렵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로맨스 소설의 설정은 익숙하다 못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재 자체는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다.

주인공 카타리나는 어떤 난관에 부딪쳐도 굴복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여주인공의 전형 같은 타입

이에 반해 남자 주인공은 처음 봤을 때 다소 인간미 없을 정도로 매사에 의견이 분명하고 똑똑해서 손해를 절대로 보지 않는 능력자여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냉혈남 같은 타입이라 쉽게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서로 극과 극으로 다른 듯한 남녀가 자석처럼 이끌려가는 모습을 그리는 로맨스의 전형적인 스토리지만 얼마나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을 매력적이면서도 입체감 있게 그렸나... 그리고 그들이 서로에게 완전히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얼마나 개연성 있으면서 흡인력 있게 표현했나가 중요한데 그 부분을 만족시킨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달콤하면서도 어른스러운 로맨스 소설의 정석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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