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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버든
클레어 더글러스 지음, 김혜연 옮김 / 그늘 / 2023년 11월
평점 :
할머니가 물려주신 집에서 두 사람의 유골이 나왔다.
놀랍게도 두 사람은 외부의 충격에 의한 죽음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 집에 살던 모든 사람들은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되지만 유골이 묻힌 시기는 불행히도 할머니가 이 집에 살고 있던 때라는 게 밝혀지면서 엄마인 로나와 손녀인 섀피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자신들이 아는 한 할머니이자 엄마인 로즈는 절대로 누군가를 헤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로즈는 치매여서 스스로를 변호할 수도 없다.
이제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경찰의 수사로 이 집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야 하는데 단서를 쫓아가면 갈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
정원에 묻힌 두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자신들이 사랑하는 할머니이자 엄마인 로즈는 정말 이 죽음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걸까?
진실을 밝혀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이 사건 뒤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있는 걸 알게 된다.
40년의 세월을 거슬러 그때 과연 이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혀가는 과정이 세밀하고 촘촘하게 그려져있는 진버든은 잔혹한 살인이나 범죄 장면이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분위기만으로도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특히 누군가에게 그리고 무언가에게 쫓기는 자의 심리묘사는 탁월했다.
두 가지 시점에서 사건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현재의 로나와 섀피가 사건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면 로즈의 시점은 과거에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만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겉으로 봐선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사람의 내면에 어쩌면 그토록 잔인하고 흉포할 정도의 소유욕과 질투의 감정이 숨어있는지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얼마나 삐뚤어지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진버든은 잘 쓴 심리 스릴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진실을 찾아 차곡차곡 단서를 쫓는 과정이 누가 봐도 납득이 가는 설명이었고 마지막의 결말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슬프고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