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베리 문
아쿠타가와 나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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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본 연인은 평생 맺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스트로베리 문...로맨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 끌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이와 비슷한 전설로 아주 오래전 어떤 창에서 내려다 보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그 사람을 평생 사랑하게 된다는 전설이 있는 창의 이야기를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어쩌면 영원한 건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전설의 힘을 빌려서라도 지금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랐던 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이 책은 제목이 의미하는 것부터 표지까지 누가 봐도 로맨스 소설임을 짐작게 해준다.

달콤하기 그지없는 핑크빛 표지에다 함께 본 연인은 영원히 맺어진다는 전설까지...

뜨겁기 그지없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어서일까

가슴 한편을 달달하면서도 먹먹하게 해주는 로맨스가 당기는 계절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서로 첫눈에 자신의 짝임을 알아보는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청춘들이다.

더군다나 여자아이는 입학하자마자 전교의 남학생들 가슴을 들썩이게 만들 만큼 귀엽고 예쁜 미소녀이지만 그 아이가 선택한 남학생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외모의 소년이었다.

하지만 이 소년은 누구보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큰 사람이었고 소녀는 그런 소년의 보이지 않는 마음씨를 좋아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면 착한 소년과 예쁜 소녀의 귀여운 첫사랑은 순조롭게 흘러갈 것 같지만... 소녀는 부모의 과보호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체육시간엔 늘 참여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소녀에게는 어딘가 이름 모를 병이 있을 것 같다고 누구나 짐작한 순간 이 둘의 로맨스의 끝이 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요즘 또래와 달리 순수하기 그지없다.

마치 만화 속의 주인공처럼...

만나지 못한 시간에는 문자나 메일을 주고받고 기껏하는 일탈이란 건 부모님 몰래 스트로베리 문을 보러 밤에 몰래 빠져나와 조용한 공원에서 하늘을 바라보기라니...

요즘 세대의 썸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지만 그럼에도 둘을 보면서 어릴 적 순수했던 나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게 된다.

둘은 소녀가 굳이 숨기고 싶어 하는 비밀을 제외하곤 여느 첫사랑을 하는 아이들처럼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두 아이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이 보름달처럼 꽉 찼을 때... 마치 그때를 기다린 것처럼 소녀는 병으로 쓰러진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잊을 수 없겠지만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거나 마음이 변한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자신의 뜻과 상관없어 중단하게 된다면.... 아마도 더더욱 그 사랑을 잊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소년의 선택은 약간 납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두 아이들이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과 서로를 배려하고 걱정하는 마음도 예뼜고 모두 다 예상했던 결말이지만 그 결말까지 자연스러웠던 반면 그 이후의 선택은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런 사랑을 못 해본 사람의 속 좁은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소녀 취향의 결말이었던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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