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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ㅣ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평점 :
하는 일마다 어그러지거나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빠져 그야말로 접시 물에도 코 박고 죽을 것 같은 불운의 사나이 나나오...그런 나나오의 직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청부업자다.
운이 지지리도 없는 데 이상하게도 위기에서 그럭저럭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어찌 됐던 맡은 임무는 대체로 완수하는 나나오가 업계에서 불리는 이름은 무당벌레다.
나나오는 10여 년 전 기차 안에서 벌어진 무차별 살상극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라는 타이틀로 업계에서 나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지만 실상은 소심하고 스스로 불운의 아이콘임을 늘 자각하면서 매사에 몸을 사린다.
이번에도 그에게 곧잘 업무를 맡겼던 마리아로부터 아주 간단한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그의 예상대로 일은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그저 그림만 건네주면 된다던 말과 달리 수취인은 그에게 공격을 가하고 그저 살짝 피하기만 했을 뿐인데 그 사람은 죽고 말았다.
여기에 더불어 생전 처음 보는 여성이 그녀를 잡으려는 전문 청부업자들로부터 신변을 보호해달라는 요청까지...
이때부터 대 환장극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녀 가미노 유카는 보거나 들은 내용은 절대로 잊지 못하는 절대 기억의 소유자였고 그녀가 자신이 일했던 곳의 사장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 이유 또한 그녀의 범상치 않은 능력 때문이기도 하다.
알고 보니 이들이 모인 일류 호텔에는 그녀를 잡기 위한 사람들과 그녀를 보호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낌새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야말로 전문가들끼리의 전쟁...
온갖 무기와 전문적인 살인방법이 동원되어 서로를 죽이고 죽이는 데 이때 동원된 방법 또한 기발하기 그지없다.
이런 모습에서 작가의 장난꾸러기 같은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을 듯...
작가의 작품 중에 몇 개의 시리즈가 있지만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나타나듯이 이 킬러 시리즈에서도 잔인한 상황에다 장난기와 유머러스함을 곁들이고 현실을 살짝 비틀어서 전체적으로 무거움을 덜어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왜 제작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초반과 중후반까지는 그녀가 쫓기는 신세가 된 이유와 함께 그녀를 노리는 전문업자와 서로를 몰라보는 또 다른 팀들 간의 치열한 대결을 주로 다뤘다면 후반부에서는 우리의 재수 없는 무당벌레 나나오와 이 모든 전쟁의 핵심 인물인 가미노 유카가 어떻게 얼마나 기발한 방법으로 대 환장 파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작가는 잘 알고 있어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결말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유명 호텔에 속속들이 모여든 전문업자와 그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벌어진 전투를 보는 재미도 물론 좋았지만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를 예측하는 재미 또한 좋았다.
한마디로 가독성과 재미 그리고 반전까지 모두 잡은 책~
역시 믿고 보는 작가의 작품다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