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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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서 발생한 강력한 전자기 폭풍으로 지구 전체에 전기가 끊어지는 재난이 발생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오로라는 알고 보니 작가가 이미 할리우드에서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였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션 임파서블 비롯해 쥐라기 공원 등을 집필한 이력을 소유한 작가답게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

이를테면 거대한 전자기 폭발이라든가 시간차를 두고 마치 불을 끄듯 암흑으로 바뀌는 도시의 모습 같은 건 영상으로 보면 더 멋지면서도 섬뜩함을 불러오는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재 역시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가정해 봤음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대중의 관심에 민감한 할리우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현대인의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든 가전제품이나 기기는 반드시 전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구 전체에 전기가 끊기는 상황은 어떤 재난보다 더 강력한 대미지를 줄 것이라는 건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다.

작가 역시 그런 점에 중점을 두고 인류가 어찌해볼 수 없는 거대한 재난 앞에서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지를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책에서는 일단 세 가지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엄청난 돈의 힘으로 누구보다 먼저 이 사태에 대해 파악한 후 자신과 가족을 비롯해 필요한 사람들만 모아서 자신들만의 도시를 만들어 재난을 피하려고 한 억만장자의 대표 톰

두 번째는 보통의 사람들처럼 재난을 대비하기엔 이미 늦어 그저 견디고 버텨낼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의 대표 오브리

마지막은 재난이 닥쳤을 때 자신만 살겠다고 누군가로부터 필요한 뭔가를 뺏거나 이걸 기회로 다른 사람의 재산을 약탈하고자 하는 침략자 러스티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재난 상황이 길어지자 생각했던 대로 일은 풀리지 않고 톰의 거대하고 안전한 성에서도 이탈자가 속출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계산했던 톰의 계획은 쓸모를 잃어버린다.

오브리 역시 자신의 주변을 맴돌며 먹잇감을 노리는 듯한 러스티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일에 휘말리기도 하는 등..

인간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거대한 재앙 앞에 선 돈도 권력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약탈자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실감 나게 그려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재난 앞에서도 결국은 서로를 구원하는 건 사랑과 희생 그리고 협력이라는 걸 작가는 말하고 싶었나 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다소 어려운 과학 용어와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중간까지 좀처럼 스피디하게 읽히지 않아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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