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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워즈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평점 :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집에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늘 위협에 시달린다면 그 아이는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런 위기에 처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파이팅 워즈는 장애를 가진 소녀가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인 맨발의 소녀라는 작품으로 뉴베리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한 어린 소녀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는 이유에는 작가 역시 파이팅 워즈에 나온 소녀들과 비슷한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열한 살이 된 어린 소녀 델라와 열일곱 살인 수키는 지옥 같은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클리스턴 아저씨와 함께 살던 집에서 도망쳐 나와야 했을 뿐 아니라 몇 번이나 거쳐를 옮기고 델라는 학교마저 옮겨야 했다.
옮긴 학교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델라는 학교에서 늘 여학생들에게 나쁜 짓을 하는 트래버라는 아이와 말썽을 일으키고 단숨에 담임으로부터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이야기는 이렇게 처음부터 두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했으며 그 문제로 인해 위탁모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야만 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지만 그 문제가 뭔지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시작되고 있다.
게다가 델라 역시 입에서 흔히 말하는 욕설이나 험한 말을 달고 살면서 말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모습을 보여 선뜻 어른들의 호감을 사기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아무리 자매라고 하지만 십 대의 나이차가 좀 있는 소녀들이 서로 한 침대에서 자면서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동생을 위해 자신이 필요한 걸 사지 않고 양보하고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공부보다 일을 하는 언니의 모습은 평범하지 않다.
둘은 마치 세상에 단둘뿐인 듯 행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갈수록 두 소녀가 숨기고 있던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수키의 책임감에... 어린 델라의 용기에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마약에 중독되어 있었고 둘을 보호해 주거나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서로를 찾으며 서로에게 의지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을 지켜줄 사람이 없을 때 얼마나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나쁜 놈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는지를 작가는 두 자매 수키와 델라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수키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린 나이에 성폭력에 노출되면 자신의 탓으로 여기거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숨기려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작가는 델라처럼 용기를 내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말하고 있고 그런 피해 사실을 들은 어른들은 아이 말을 의심하기 보다 무조건 귀를 기울여 관심 있게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알게 모르게 자행되고 있는 성폭력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