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어 나올 수 없는 곳에 갇혀 하나둘씩 사람들은 죽어 나가고 끝내 범인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는...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다음엔 누가 죽을 것인지를 예측하는 스릴과 함께 과연 어떤 반전이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고양시키는 이른바 밀실 살인

이런 포맷에 맞춰 유명해진 작품이 몇몇 있지만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결말에서 보여준 반전이 짜릿했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유키 하루오의 방주였다.

특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은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한없이 올려놓았고 그런 작가의 신작인 이 책 십계에 대해 읽기도 전에 이번에 또 어떤 강렬한 반전이 있을지 궁금하게 했다.

방주에서는 무대가 고립된 산이었다면 이번엔 섬이다.

형이 남겨준 무인도를 팔아보고자 딸과 부동산 개발업자와 건축소 사람들과 함께 간 섬에는 누군가가 이미 살고 있었던 흔적이 있었지만 예사로 여겼다.

하지만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일행 중 한 사람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고 범인으로부터 협박과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십계명이 도착했다.

범인을 찾으면 섬을 폭파시켜 모두가 죽는다는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경고와 함께!!!

역시 고립된 곳이지만 작가는 이번 작품에선 기존의 클로즈드 서클과는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의 작품들 속 밀실은 그야말로 외부와의 모든 연락이 차단된 채 그 안에서 범인과의 대결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었다고 한다면 십계에서는 이런 규칙을 모두 무시했다.

전화 와 통신이 가능할 뿐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원하는 대로 배를 불러 이 섬을 탈출할 수 있게 한 것

통상적으로 쓰는 모든 제약을 풀고도 사람들의 발을 묶을 수 있다는...그야말로 엄청난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밀실과 달리 등장인물들 스스로가 선택한 고립일 뿐 아니라 범인을 색출하는 게 아닌 절대로 범임을 찾아선 안된다는 생각지도 못한 명령이 떨어진다.

그야말로 손발을 모두 묶은 채 그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놓고 하나둘씩 사람들은 죽어나간다.

그렇다면 범인의 의도는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 이른바 희생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면서 살인자에게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해버려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려버린다.

이쯤 되면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일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어쩌면 작가가 노린 게 이거였을지도...

길지 않은 분량이라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방주 같은 강력한 반전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쉽지만... 강약 조절을 잘하고 사람들의 허점을 찌르는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임은 분명하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