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면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4
헬렌 라일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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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을 물려받은 상속녀와 그 주변 인물들 간의 치열한 재산 다툼을 다룬 책이나 영화는 흔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이 소재의 작품이 나오는 건 그 모든 것들... 재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것들에서 인간의 모든 어둡고 추악한 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문이 열리면 역시 소재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쓴 작가는 우리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작가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1930년대에서 50년대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보인 인기 작가이며 추리 협회장을 역임한 실력파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스토리 전개도 탄탄할 뿐 아니라 범죄 동기와 범행 과정을 비롯한 마지막의 반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좀처럼 범인의 정체를 알 수 없어 끝까지 긴장감이 넘쳐흘렀다.

책이 쓰인 시기가 오래전일 뿐... 스토리 전개와 소재 그리고 완벽한 반전을 보면 요즘 나온 책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나탈리 플라벨은 어린 시절 돌아가신 엄마로부터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은 상속녀이다.

그리고 그런 동생을 너무나 사랑해서 자신의 사랑마저 부정하고 외면하는 언니 이브는 나탈리와 엄마가 다른 이복형제이자 집안에서 내처 진 사람이기도 하다.

이브가 집으로 돌아온 날 그녀를 미워하고 싫어해 서로 사이가 별로인 이모 샬럿이 집안의 사유지 공원에서 총에 의해 피살된 채 발견된다.

이 일로 나탈리의 약혼자를 포함해 당시 이 집안에 있었던 모든 가족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대부분 알리바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누가 곧 죽음을 앞둔 병자인 샬럿을 죽였는지 그 범행 동기가 쉽게 드러나지 않아 수사는 난항을 거듭한다.

차라리 나탈리가 죽었다면 좀 더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작가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범행 동기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 시절의 범죄소설은 대부분 추리소설로서 경찰보다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고 수수께끼를 푸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이 책에서는 범행의 트릭이나 미스터리보다 당시 경찰의 수사 방법 즉 탄도를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등의 현실감 있는 묘사를 하고 있어 범행이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상속녀인 나탈리를 둘러싸고 있는 플라벨 집안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서로 애증관계에 있는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를 비롯해 겉으로 봐선 돈 많은 이복동생 덕분에 아무런 걱정 없이 풍족한 생활을 하며 서로를 위하는 듯 보이는 가족이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서로를 질시하고 견제하며 욕심을 숨기고 계산을 하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까발리고 있는 문이 열리면...

생각했던 것보다 휠씬 더 재밌고 탄탄한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활약한 경찰 맥키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의 다른 편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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