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OMEBODY 러브 섬바디
C. R. 로섹 지음, 김수민 옮김 / 폭스코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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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서툰 친구를 도와주다 결국 서로의 관계가 모두 뒤엉켜버리는 이야기를 다룬 러브 섬바디는 고등학생들의 로맨스를 다뤘다는 점에서 자칫 그렇고 그런 하이틴 로맨스로 착각하기 쉽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거리를 주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이제까지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이 달라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랑을 인정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모든 걸 부정하고 사랑마저 거부하고 회피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감각적이면서도 흥미롭게 그려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학교에서 잘나가는 샘은 자신감이 대단하고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으며 지는 걸 싫어하는 리더형이다.

오죽하면 연애 상대조차 마치 게임처럼 상대를 격파하듯이 번갈아가며 갈아치운다.

그런 샘 이지만 유일하게 친구로 인정하며 가족 이외 가장 가까운 사이로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전 남친이자 축구 선수로 인기가 많은 크리스천이다.

그 크리스천이 샘의 연극 무대에서 객석에 있는 한 여자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하필이면 크리스천이 반한 여자는 학교 내에서 얼음공주로 통하는 철벽녀이자 샘이 정성을 다 한 연극에 혹평하는 리뷰를 쓴 로스였고 이에 샘은 나쁜 계획을 생각해낸다.

크리스천을 도와 그녀로 하여금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 버려 학교에서 가장 똑똑하고 이성적인 로스가 아닌 사랑에 빠진 여느 평범한 여자처럼 만들어버릴 계획이었다.

이후부터는 모든 게 생각과는 달랐던 로스를 향한 두 사람의 헛발질을 재밌게 표현하지만 이 과정에서 각자가 가슴속에 품고 있던 고민이나 상처가 하나둘씩 드러난다.

자신만만하고 야심 찼던 샘이 왜 그렇게 성공에 집착하고 모든 걸 게임의 승부처럼 이기려고 하는지...

학교에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기인인 크리스천은 부모의 뜻에 반대해 결국 집을 나가버린 채 연락조차 않는 형을 그리워하지만 강압적인 부모의 뜻을 거역하기 힘들어하고 그런 갈등의 상황이 언제나 버겁다.

그리고 게이 부부의 딸이라는 특이한 상황에 있는 로스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는 게 두려워 모두에게 벽을 쌓고 있으며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자청하고 있다.

얼핏 보면 고등학생의 상큼하고 재기 넘치는 하이틴 로맨스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은 가볍지 않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요즘 세대인 세 아이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러브 섬바디...

자신 앞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젠더 문제 그리고 집안 내의 갈등 상황 등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지만 그렇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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