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픽처스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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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혼자서만 기이한 현상을 보거나 사건과 관계있을 것 같은 어떤 걸 알게 된다.

그렇다면 보통은 수상한 걸 신고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것이고 그 사람의 의견에 타당성이 있다면 누군가는 확인을 하는 게 순서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린 사람이 평소 약을 먹거나 술에 취해 엉뚱한 소릴 자주 해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발언을 귀담아들을 사람이 있을까?

이런 식의 장치는 심리 스릴러에서 자주 사용되는 장치다.

언제나 술에 취해있거나 약에 취해 있는 사람이 한 사건을 목격하거나 어떤 사실을 알게 되지만 가족을 비롯해 주변 사람은 아무도 그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사실이 오직 그 사람에게만 보였다는 것에서 이미 신뢰할 부분이 적고 대부분 이런 상태에 놓인 사람은 안타깝게도 여자인 경우가 거의 다다.

심지어는 본인 스스로조차 자신이 제대로 본 게 맞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이 책 히든 픽처스의 여주인공 역시 이런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맬러리는 일단 과거의 비극적인 사고로 약물에 중독되었을 뿐만 아니라 꿈도 무너지고 하나뿐인 가족에게마저 외면당한 채 상담사의 도움으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중산층이 모여사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다섯 살 소년을 돌볼 기회가 주어졌다.

더군다나 그 가족은 그녀가 현재 약물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린 아들을 맡기는 용기를 보여준다.

다섯 살 테디는 사랑스럽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맬로리는 금방 소년과 친해지지만 어느 날부턴가 테디는 보기에도 끔찍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한 여자가 다른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듯한 모습과 그런 그녀를 끌고 가는 그림 등 도저히 아이가 상상으로 그렸을 거라 믿을 수 없는 그림이었다.

더군다나 이 조용한 동네에선 오래전 맬러리가 살던 별채에서 온 방을 피로 물들인 채 깜쪽같이 사라져버린 한 여자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테디의 그림과 그 사건과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어린 소년의 그림으로 인해 오래전 미제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지만 문제는 아무도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아직 제대로 자신의 의사마저 분명하게 전달하기 쉽지 않은 다섯 살의 어린아이가 또 다른 사람은 약물에 취해 환각상태에 빠졌던 과거가 있는 사람이고 게다가 사건성을 증명할 증거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집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건 분명한 사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스릴러에서 갑자기 공포물 그것도 초자연적 현상이 가미된 심령 공포물로 변하면서 장르의 변화가 일어난다.

개인적으론 처음 느낌 그대로 갔었더라면 좀 더 몰입감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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