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더스 오브 힘

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어마어마한 입소문으로 역주행 신화를 불러온 베러티의 작가 콜린 후버의 신작 소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작가의 가장 큰 장기인 로맨스 소설이다.

그것도 뭔가 큰 상처가 있거나 과거의 어떤 일로 인해 움츠리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온 사랑으로 인해 상처를 극복하고 더 깊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그런 정통파 로맨스 소설

단지 여주인공이 기존의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과 달리 큰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자그마치 감옥에서 5년간이나 형을 살았다는 다소 파격적이면서도 무거울 수 있는 핸디캡

과연 작가는 그런 큰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어떻게 멋진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게 할 수 있고 그걸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했다.

어두운 바로 걸어 들어온 여자는 단순에 바의 주인이자 남자 주인공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력적인 그 역시 그녀의 눈길을 끈다.

그녀가 이곳에 온 건 술을 마시기 위한 게 아니었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함도 아니었지만 둘은 서로에게 첫눈에 뭔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청춘의 남녀가 끌리는 이성에게 그런 것처럼 서로 입을 맞추고 그 이상의 진도가 나가려고 할 때 그녀는 그가 자신과 절대로 이런 식으로 엮여서는 안 될 사람이란 걸 깨닫는다.

사실 그녀 케나는 5년 전 사랑하는 연인을 비극적인 실수로 떠내 보낸 후 그 책임으로 5년간 감옥에서 복역했었고 그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만나기 위해 남편의 고향으로 온 것이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출소 후 처음으로 끌린 이성이 죽은 연인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없는데 케나의 실수로 하나뿐인 자식을 잃어버린 친구의 부모는 렛저를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신뢰하고 있어 그들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고 무엇보다 더 큰 이유는 그들의 손녀인 디엠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완전히 믿을 수 없는 케나가 디엠에게 접근하는 걸 묵인할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마치 원수 집안의 남녀가 서로 안되는 걸 알면서도 사랑에 빠져 결국은 모두에게 비극이 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두 사람 역시 평범한 상황에서는 절대로 사랑에 빠져서는 안되는 관계였지만 그럼에도 둘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어간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사정이 있어 자신의 아들을 죽인 케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스코티의 부모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단 한순간의 판단 착오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걸로 모자라 형을 살고 자신이 배 아파서 낳은 아이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케나의 처지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양쪽 모두를 사랑하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기에 어떤 선택을 할 수도 없는 렛저의 갈등도 십분 이해가 갔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의 감정...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 빠져드는 자신의 마음을 어쩔 수 없어 고민하고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고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고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걸 잃은 사람이 자신이 한 선택을 자책하면서 느끼는 감정의 묘사가 너무나 생생하고 섬세해 각자의 캐릭터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읽다 보면 새로 시작하는 연인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스코티의 부모의 마음 역시 공감 가기에 양쪽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 봉합될지... 아니면 끝내 열린 결말을 보게 될지 역시 궁금했었다.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고 끝내 자신마저 용서해가는 과정이 아름다우면서도 설득력있어 좋았다.

역시 많은 로맨스 작품을 쓴 작가답게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말을 보게 돼서 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