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부인
스테이시 홀스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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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조차도 연인에 의한 혹은 친구나 가족에 의한 가스라이팅은 빈번하게 이뤄졌지만 사회적 분위기상 혹은 본인 스스로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이 못나서 누군가가 늘 보호하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정보를 얻고 이런저런 사례를 접하고서야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가스라이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모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를 보살피는 일을 하는 루비 메이는 고용주의 사정상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고 새로운 집으로 가게 된다.

사실 그전 고용주가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루비에게 훨씬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같이 갈 것을 청했지만 루비에게는 함께 갈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그래서 요크셔로 가 잉글랜드 가족과 함께 하게 되지만 이곳은 여느 가정과 달리 모든 것이 안주인이 아닌 잉글랜드씨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다.

심지어 안주인이 나서야 할 문제까지 잉글랜드씨가 해결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아이들을 제대로 봐주는 법도 없이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루비는 그녀가 궁금해진다.

이토록 많은 걸 가졌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친절한 남편까지 있는 그녀가 왜 그토록 무기력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한 것도 잠시 자신의 월급을 대부분 가족에게 보태고 있는 자신의 처지와 비교되면서 잉글랜드 부인에 대한 질투도 생긴다.

게다가 친절하고 쾌활한 잉글랜드씨와의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생기면서 이런 마음은 더욱 커지는데...

심리 스릴러답게 뚜렷한 무슨 사건 사고가 생기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이 집안을 둘러싼 묘한 분위기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긴장감이 차곡차곡 쌓이며 마침내 불씨가 되기까지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있을 뿐...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가족이지만 그 가족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순간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루비 또한 이제까지 자신의 선택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새 은밀하면서도 오랫동안 누군가에 의해 가스라이팅 당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밀도 있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잉글랜드 부인

곳곳에 숨겨둔 폭력의 증거가 조금씩 드러나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기존의 심리 스릴러보다 다소 심심한 듯하지만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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