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의 밤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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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사진을 첨부해서 독자들이 생각한 가설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결말 부분을 모호하게 처리하고 있는 미치오 슈스케의 안된다 시리즈

폭포의 밤은 절벽의 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절벽의 밤에서도 작가 특유의 날카로움과 아슬아슬함이 예전 작풍을 좋아했던 내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 폭포의 밤 역시 전작과 같은 포맷, 비슷한 분위기로 좀 더 애잔한 분위기랄지 다크 한 느낌이 물씬 풍겨서 좋았다.

어느 날 문득 사라져버린 언니... 그리고 우연히 발견하게 된 언니의 sns 미공개 계정의 내용을 따라 언니의 흔적을 쫓게 된 동생 모모카는 그곳 묘진 폭포를 찾아갔다 생각지도 못하게 언니의 행적을 문득 깨닫는다.

언니는 이곳 묘진 폭포에 엄마의 건강을 빌러 왔었다는걸...

하지만 깊은 산속에서 방전된 휴대폰과 함께 고립된 모모카는 봐서는 안될 것을 보게 된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친구를 놀래기 위해 다른 친구들과 삼촌의 힘을 빌려 산속에 무서운 인형을 걸어두고 돌아오다 트럭으로 인형을 걸어 둔 나무를 치고 만다.

그 사고로 인형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찜찜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지만 자신이 놀래려던 친구가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는 친구 엄마의 전화를 받고 혼란에 빠진다.

혹시... 삼촌이 친 게 인형이 아니라 그 친구는 아니었을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얼핏 내용을 보면 섬뜩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들여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말문을 닫고 은둔형 외톨이가 돼버린 삼촌이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사연이 짠하게 느껴진다.

세 번 째 에피소드에 이르러서는 더 짠한 사연이 등장한다.

경찰서로 자신이 아들을 죽였다는 신고 전화가 오고 경찰이 그 집에 들러 조사를 하지만 죽은 아들의 시신을 찾을 수 없다.

신고자가 아들과 증거품을 강에 던져버렸기 때문인데... 결국 이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부부가 풀려난다.

언젠가부터 이혼 후 귀향한 아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살던 노부부에게 연민의 시선을 던졌던 형사는 하지만 이윽고 드러난 진실로 인해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처음 진술과 반대로 아들은 강에 던진 게 아니라 산속에 매장했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매장한 곳을 특징하지 못해 결국 남편을 구속하는 데 실패한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이제까지 뭔가 미진했던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에피소드마다 사건의 정황은 그대로 드러내지만 제대로 정독해서 읽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단서를 곳곳에 뿌려놓고 마치 독자와 두뇌게임을 벌이는 듯한 전개를 보인다.

게다가 마지막 결말 부분 역시 확실하게 이렇다는 마무리를 짓지 않고 문장 사이에 서정적인 묘사와 암시를 통해 이런 게 아닐까 짐작할 수 있게만 해놓았다는 점 역시 전작과 닮아 있다.

그래서 결말에 이르렀을 때 앞부분을 다시 돌아가 읽거나 심지어 마지막에 번역자분이 생각했던 진실과 맞춰보면서 어느 게 맞는지 다시 한번 유추해 봤다.

그러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야 마침내 드러나는 진실...

마치 오래전 추리게임이나 퍼즐을 맞추는 듯한 재미와 설렘을 주기도 한 안된다 시리즈

특별히 흉악하거나 잔인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 저지른 악행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어느 한순간의 실수나 판단 착오로 인해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더 애잔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를 아주 애정 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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