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친절한 거짓말 - 총리가 된 하녀의 특별한 선택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오현주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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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그렇고 시놉만 읽고는 어른들의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지레짐작했었다.

하녀가 총리가 된다니...동화같은 설정이 아닌가

하지만 조금만 읽어보면 이런 내 생각이 엄청난 착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몇달 째 내리는 비로 도시는 물에 잠기고 여차하면 성벽마저 무너질 절체절명의 상황

사람들은 수백년전에 이럴때를 대비해서 쌓은 성곽의 성문을 닫아 물이 범람하고 성곽이 무너지지 않길 바라지만 국가를 책임질 총리는 이 모든 책임에서 냅다 도망치는 걸 선택해버린다.

그리고 남은 사람은 총리의 남편과 이제 갓 열 여섯살이 된 어린 하녀 글로리아

총리의 남편 티모르는 임시방편으로 글로리아를 자신의 아내인 총리를 대신해 내세워 시간을 벌려고 하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않는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떨던 글로리아 역시 자신은 미처 몰랐던 도시사람들의 생활을 가짜 총리의 자격으로 들여다보게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알게 되지만 어찌된 심판인지 잘하고자 한 지시는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또다른 문제점을 끌어오게 된다.

게다가 자신이 한 지시가 아님에도 버젓이 총리의 명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고 누가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지도 분명하지않다.

글로리아는 자신이 총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방패막이라는 걸 깨닫기에는 너무 어리고 순진했다.

작가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인 글로리아를 내세워 현재 자본주의의 모습을 비판하고자한 것 같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국민들이 고통을 받던 말던 아무런 관심이 없는 총리를 비롯한 소설 속 정치인들과 권력자들의 행태는 분노를 불러온다.

여기에다 대중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해 대놓고 기만과 거짓으로 선동을 일삼는 언론과 이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사람들

그리고 이를 아무런 비판이나 의심없이 수용해 기득권자들의 배를 불리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소름이 돋았다.

읽으면서 이건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이다 라고 생각될 정도로 기득권자와 권력자들이 합심해서 대중을 속이고 그들에게서 그들의 눈을 가린 채 자유와 가진 것 모든 것을 서서히 빼앗아가는 과정은 지극히 사실주의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이렇게 자연재앙앞에서 손쓸틈 없이 속수무책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과정에서도 이득을 취하고 권력을 손에 넣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도 무섭지만 대중을 속이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할 순간에도 서로 편을 갈라 위기를 극복할 기회마저 빼앗는 형태는 분노가 치밀게 했다.

처음에는 신선한 소재가 흥미로워 가볍게 읽다 점점 더 몰입해서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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